한때 큰 손이었던 오일머니..유가하락으로 자취 감춰

상반기 바통터치하며 중동 국가들 주식 순매수 상위 랭크
7월 이후 뜸해져..오일머니 회수 가능성도 제기
  • 등록 2014-12-14 오전 10:27:46

    수정 2014-12-14 오전 10:27:46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한때 국내 주식을 쓸어담았던 오일 머니들의 활동이 뜸해지고 있다. 유가 하락과 함께 ‘큰 손’으로서의 오일 머니도 퇴색하는 모습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는 월별 국내 주식 순매수 상위 국가에 중동국들이 종종 이름을 올렸다. 1월부터 4월까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가 번갈아가며 순매수 상위 5위 안에 들었고 5월에는 아랍에미리트가 큰 손으로 급부상해 1조1700억원 넘게 사면서 5400억원어치 매수한 사우디와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6월에는 카타르가 바통을 이어받아 2680억원 순매수로 2위에 올랐다.

하반기 들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중동 국가들이 자취를 감췄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매수규모도 7월 5570억원에서 10월 3030억원, 11월 1740억원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는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주식을 각각 16조7160억원, 8조910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큰 손이다. 국적별 순위에서 각각 5위와 12위다. 지난 2012년 3월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면서 중동 국가들은 국부펀드에 상당한 자금을 축적했고, 이를 전 세계에 투자하면서 자금 일부가 우리 증시로도 유입됐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매수강도는 현저히 둔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2년여간 100~120달러 사이에 머물던 유가가 지난 9월 들어 100달러 밑으로 떨어진 이후 급전직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 급락에도 원유 생산량을 고수하면서 ‘치킨게임’ 양상을 띠자 최근 유가는 배럴당 60달러마저 하회했다.

이처럼 유가가 하락하면서 산유국으로 흘러가는 돈이 줄고, 경제사정도 악화되면서 해외 투자 여력도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해외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BNP파리바는 지난 2012년 2480억달러였던 산유국의 해외 투자 자금이 작년에는 600억달러로 줄어든 후 올해에는 76억달러 순감으로 전환될 것으로 추정했다. 유가 급락과 러시아 사태 등으로 18년 만에 회수될 것이란 전망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현재 유가는 중동 국가들이 재정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유가가 이어진다면 국내 증시에서 오일 머니가 매수를 안 하거나 오히려 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 정도가 유가 70달러 정도에서 재정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90달러 안팎, 러시아와 오만, 바레인, 이란, 리비아 등은 100달러 이상이어야 재정 불균형을 피할 수 있다.

다만, 국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오일 머니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동 국가들과 노르웨이, 카자흐스탄 등 전체 산유국들의 국내 주식 총 투자액은 11월 말 기준 42조원 내외로 전체 외국인 보유액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오일머니의 해외 투자가 위축되면 국내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투자가 축소되거나 일부 회수된다고 해도 대규모로 투자한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일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국내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이유 배럴당 현물 가격 추이(국제금융센터,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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