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005930)가 심상치 않다. 주가는 120만원에서 묶인 지 오래다. 지난해 4분기부터 제기된 스마트폰 성장성 둔화 우려는 4개 분기가 지나고 있는 지금 더욱 거세지고 있다.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던 국내 증권사마저 이번 3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례행사와 같은 실적추정치 하향마저 일어나면 120만원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장주가 변변치 못한 상황에 다양한 종목과 업종이 증시를 주도했다. 이달 초 중국 관광객의 사재기에 힘입어 면세점과 화장품 등 내수주가 급등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호실적과 수급이 맞물리며 이달 200만원을 훌쩍 넘었다. 어제는 증권주가 바람을 타기 시작했다. 정부의 사적연금 활성화대책에 일부 증권주는 10%대 강세를 보였고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박스권) 뚜껑까지는 갈 수 있겠지만 결국 이를 돌파하려면 대형주,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바스켓 형태로 사는 외국인에게 삼성전자의 매력도는 곧 한국증시의 매력이자 방향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실적으로 좌우되는 삼성전기(009150) 등 부품주의 성적도 휘청일 수 있다.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낼 수 있지만 넘어서지는 못한다. 삼성 아니면 다 죽는다는 논리에 빠져들 필요는 없지만 삼성전자가 ‘어떤 식으로든’ 살아나야 코스피는 한 단계 더 높이 발을 디딜 수 있을 것이다. 실적이 아니라면 다른 방법을 고안해서라도 삼성전자가 투자자의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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