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삼성전자가 살아나야 한다

  • 등록 2014-08-28 오전 7:46:32

    수정 2014-08-28 오전 7:46:32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잘하면 좋겠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다. 천재라고 불리는 운동선수들도 슬럼프에 애를 먹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슬럼프가 길어지면 부진이 되고, 부진이 길어지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최근 삼성전자(005930)가 심상치 않다. 주가는 120만원에서 묶인 지 오래다. 지난해 4분기부터 제기된 스마트폰 성장성 둔화 우려는 4개 분기가 지나고 있는 지금 더욱 거세지고 있다.

비교적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던 국내 증권사마저 이번 3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례행사와 같은 실적추정치 하향마저 일어나면 120만원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장주가 변변치 못한 상황에 다양한 종목과 업종이 증시를 주도했다. 이달 초 중국 관광객의 사재기에 힘입어 면세점과 화장품 등 내수주가 급등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호실적과 수급이 맞물리며 이달 200만원을 훌쩍 넘었다. 어제는 증권주가 바람을 타기 시작했다. 정부의 사적연금 활성화대책에 일부 증권주는 10%대 강세를 보였고 줄줄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순간의 이슈나 기대감으로 증시의 길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코스피는 2090선까지 올랐다가 다시 되물리기를 반복하는 상황이다. .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박스권) 뚜껑까지는 갈 수 있겠지만 결국 이를 돌파하려면 대형주,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바스켓 형태로 사는 외국인에게 삼성전자의 매력도는 곧 한국증시의 매력이자 방향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실적으로 좌우되는 삼성전기(009150) 등 부품주의 성적도 휘청일 수 있다.

이 때문일까. 코스피가 크게 올랐다고 하지만 아직 해외 지수의 강세에는 비견할 바가 아니다. 27일 중국 상해지수는 6월 말 대비 7.8% 올랐고 홍콩H지수 역시 8% 급등했다. 그 사이 코스피는 3.5% 오르는데 그쳤다. 간밤 뉴욕에서도 S&P500 지수가 보합에 머무르며 이틀 연속 2000포인트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낼 수 있지만 넘어서지는 못한다. 삼성 아니면 다 죽는다는 논리에 빠져들 필요는 없지만 삼성전자가 ‘어떤 식으로든’ 살아나야 코스피는 한 단계 더 높이 발을 디딜 수 있을 것이다. 실적이 아니라면 다른 방법을 고안해서라도 삼성전자가 투자자의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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