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치매를 질환으로 인식하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치매는 인지기능이 떨어진 증상일 뿐 원인이 되는 질환은 다양하다. 그 중 가장 흔한 원인인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러한 알츠하이머병은 어떻게 치료해야할까. 분당서울대병원 치매클리닉 신경과 박영호 교수의 도움말로 치매에 대해 알아본다.
◇ 치매 원인 대부분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
알츠하이머병 뇌에 아밀로이드 단백질이라는 독성 물질이 쌓이며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언어능력, 시간ㆍ공간에 대한 인지능력이나 판단력 등이 떨어지며 혼자서는 일상생활을 수행하기에 무리가 온다.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위험 요인은 나이다. 60대 후반에서는 2% 정도에 불과한 알츠하이머병 유병률이 70대 후반이 되면 10%로 크게 증가할 정도다. 또한 가족력도 중요해서 부모 혹은 형제 중 한 명이 알츠하이머병을 앓으면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약 3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고혈압, 당뇨병 등 대사질환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시, 신체활동ㆍ운동량이 적은 경우에도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한다. 흡연 역시 악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음주의 경우 소량의 알코올 섭취는 오히려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나 연구자들 사이에 결과 해석에 이견이 있고 치매 예방을 위해 음주를 권고하진 않는다.
◇ 증상 의심되면 가까운 가족과 병원 방문해야
치매 치료검사의 첫 단계는 ‘신경심리 검사’에서 시작한다. 기억력, 언어능력, 시공간력 등 다양한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과정이다. 이후 MRI를 통한 ‘뇌 영상 검사’를 통해 뇌의 특정 영역에서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살피며 정확한 원인을 찾는다.
다만, 알츠하이머병 환자 중 10 ~20%에서는 MRI에서 이상 소견이 나오지 않는다. 이때는 ‘PET’라고 하는 양전자 단층촬영을 통해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확인해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또한 간이나 갑상선 등 장기의 기능저하로 인한 치매는 혈액검사가 필요하다.
◇ 치매 예방, 영양제 효과 없어… 생활습관 개선 중요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위해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 등을 섭취하는 환자들이 많으나 실제로 효과가 규명된 것은 없다. 현재까지 최고의 예방법은 생활습관 개선과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다.
◇ 포화지방 줄이고 통곡물, 채소 섭취 늘려야
식습관 또한 일반적인 건강관리의 정론에서 크게 멀지 않다. 버터 등 동물성 지방보다는 염증 감소에 도움이 되는 올리브유 섭취를 권장하며, 포화지방이 많은 빵, 과자, 아이스크림 등은 가급적 줄이는 것이 좋다. 가공식품을 멀리하고, 매일 채소와 더불어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베리류, 불포화지방이 많은 견과류 등을 섭취해야 한다. 이때 베리류나 견과류는 하루에 한 움큼 정도면 충분하며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탄수화물은 밀가루보다는 통곡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도정된 쌀보다는 현미로 밥을 먹는 것이 좋고, 일반 밀가루보다는 도정이 덜 된 통밀가루로 만든 빵이나 파스타가 낫다. 소, 돼지 등 적색육보다는 닭, 오리 등 백색육이나 생선 섭취를 권장하고, 적색육을 먹어야한다면 삶거나 쪄먹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이러한 생활습관 관리를 꾸준히 이어가며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대사질환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직까지 알츠하이머병은 확실한 치료제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위험요인을 하나씩 제거하는 것이 예방에 있어서도, 치료 혹은 진행을 늦추는 데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도 건강을 관리하지 않고 근거가 불충분한 영양제에 의존한다거나, 막연히 나중에 병원에서 약을 먹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방치하지 않도록 스스로도, 또 가까운 가족이나 주변 사람도 의식하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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