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7일 “미국의 금리 상승세로 엔화의 약세 압력이 가중되는 가운데, 중국의 경제 위기 확산으로 위안화까지 10년여 만에 가장 크게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원화는 주변 국가의 상황과 결부돼 약세 압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한국 경제 지표가 추가적인 악화보다는 개선되는 흐름이지만, 원화의 약세 압력을 줄이기에는 현재 대외 상황과 구조적인 여건이 어려워보인다”며 “점차 약세 속도는 줄일 수 있겠지만, 원화의 1300원대 이하로 회복하기에는 단기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에서도 신용 우려가 확대되며 대외자산의 가치는 영향을 받고 있다”며 “특히 미국의 지역은행에서는 그동안 투자한 상업부동산을 청산하여 자본을 확충하려는 수요가 나타나고 있는 점도 대외자산의 가치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중국의 경기 부진이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벨류체인으로 결부된 신흥국의 수출 및 생산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 유가는 상승하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은 하락하고 있는 점도 신흥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높이고 있으며 신흥국 통화 약세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용등급 하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기호조와 당국의 리펀딩 계획 등이 국채금리 강세에 영향을 미치며, 달러의 강세 요인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반면 신흥국 통화에 대한 약세 소재와 시장에 형성된 심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워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