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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산업용 고압 장비를 제작하는 일신오토클레이브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이후 수출길이 꽉 막혔다. 이 회사는 수입에 전량 의존하던 초고압 펌프를 국산화해 국내 대기업과 함께 중국, 미국, 러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지에 수출한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소·부·장 강소기업100’ 사업에도 선정됐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현효 일신오토클레이브 대표는 “화상으로 해외 거래처와 소통하지만, 신규 주문까지 이어지기엔 무리가 있다”며 “납품을 해야 또 수주를 준비하고 장비를 만드는데, 창고 임대료와 납품 지연으로 손실만 커지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수출 비중이 큰 중소기업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그칠 줄 모르면서 당장 다음 달 생산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기업도 부지기수다.
충남 천안에 있는 삼천리금속은 뿌리기업으로는 드물게 수출 비중이 35%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해외 판로가 막히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조현익 삼천리금속 대표는 “오스트리아와 일본, 미국 등이 주요 시장인데 신규 주문이 없는 상황이다. 모두 코로나19 확산이 심한 지역”이라며 “이미 수주한 물량도 생산을 미뤄달라는 부탁이 오고 있다. 이달까진 어떻게든 버틸 수 있겠지만, 당장 5월부터는 생산계획 자체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김태환 중소기업중앙회 국제통상부장은 “글로벌 수요 감소로 중소기업들이 제품을 만들어 놓고도 납품을 못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금융 지원뿐 아니라 고용이나 판로, 마케팅 등 정부가 마련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총동원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