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토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F)가 최근
한국토지신탁(034830) 지분 5.94%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약 1년 만에 210억원의 매각 차익을 거두면서 사실상 첫 엑시트(Exit·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키스톤PE가 갑작스럽게 한국토지신탁 지분 매각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키스톤PE와 송현인베스트먼트의 사모투자 합자회사인 키스톤송현밸류크리에이션은 지난 18일 부동산 신탁회사 한국토지신탁의 지분 5.94%(1500만주)를 주당 3500원에 장외 매도 처분했다. 이를 통해 총 525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키스톤송현밸류크리에이션은 지난해 6월3일 아이스텀앤트러스트와 특별관계자 아이스텀레드사모투자전문회사로부터 한국토지신탁 지분 8.71%(2200만주)를 총 462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주당 단가는 2100원이었다. 이번 매각으로 키스톤송현밸류크리에이션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약 67%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210억원의 차익을 실현하게 됐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키스톤PE가 한국토지신탁 지분을 대거 처분한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꼽고 있다. 우선 키스톤PE는
동부건설(005960)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인수 자금 2000억원을 마련해야 해 한국토지신탁 뿐 아니라 공제회 등 복수의 기관투자가들에도 출자자(LP)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특정 PEF에 펀딩하는 주체는 거의 정해져 있다”며 “키스톤PE가 일단 한국토지신탁 지분을 매각해 투자자들에 원금과 수익금을 돌려준 뒤 그 투자금을 다시 동부건설 인수를 위해 펀딩해 줄 것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신탁의 경우 최근 동부건설 인수를 위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할 것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동부건설 인수전에 FI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며 “출자 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소 500억원 이상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키스톤PE의 자사 지분 매각에 대해선 “작년에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2대주주 아이스텀앤트러스트가 지분을 분산 매각하면서 각 매수주체와 일정기간 지분을 매도할 수 없도록 합의했다”며 “키스톤PE는 그 기간이 지나 차익 실현 차원에서 이번에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키스톤PE가 한국토지신탁 지분 매각을 결정한 또 다른 이유는 시장에 자신들의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실적을 내지 못했던 키스톤PE가 한국토지신탁 지분을 매각하면서 시장에 성과를 보여 줄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향후 펀딩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