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은행권에 따르면 대부분 은행들은 지난 6일부터 재형저축 판매를 시작했지만 고객 유치 경쟁은 이미 이전부터 불붙었다. 사전 안내광고는 물론 금리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사전예약 판매까지 실시했다.
재형저축은 일단 가입하면 최소 7년간 고객을 묶어두면서 카드나 보험 판매 등으로 추가 수익을 노릴 수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을 한 명이라도 더 끌어모으는 게 유리하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에 대한 과도한 판매 할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참 전부터 예약판매를 실시하고 있는 S은행의 한 직원은 “한 달 전부터 지인들에게 가입 서류를 받고 있다”면서 “직원별로 수십장에서 수백장까지 가입 신청을 받아오도록 해 영업 압박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은행원들 사이에서 재형저축은 ‘제2의 주택청약저축통장’으로 통한다. 2009년 출시된 주택청약저축통장은 ‘만능청약통장’이라고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은행끼리 경쟁이 심해 은행원들이 자신의 돈으로 타인의 명의만 빌려 가입하는 ‘자폭통장’을 만드는 등 부작용을 낳았다.
입사 5년차인 W은행의 한 직원은 “주택청약저축통장을 팔 때도 경쟁이 심해 자폭통장은 기본이었다”며 “이번에도 실시간으로 개인 실적을 체크하는 등 벌써 과열경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점은 거래 중소기업체의 급여이체 고객들 명단을 뽑아 재형저축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이 은행의 또 다른 직원은 “재형저축은 초기 금리가 높아 ‘역마진’이 날 수밖에 없다”며 “결국 향후 교차판매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 실적 압박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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