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올 들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미국 장기채 관련 종목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부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미 국채 가격 상승에 베팅했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 들어 외화증권 가운데 순매수 규모가 가장 많은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 국채 3배 ETF’로, 국내 투자자들은 이 종목을 모두 11억1412만달러 규모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종목은 장기물 금리가 내려 채권 가격이 올라가면 그에 해당하는 차익의 3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차입투자) 상품이다.
연준이 지난 2022년 3월부터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온 가운데 올 들어선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고 인상 기조가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이 퍼졌고,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장기채 투자에 집중됐다는 분석이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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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이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은 일본 증시에 상장한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 국채 엔화 헷지 ETF’로, 미 국채 가격 상승과 함께 원화 대비 엔화 상승에 따른 환차익까지 볼 수 있는 상품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올 들어 해당 종목을 4억2536만달러 규모 순매수했다. 이어 순매수 세 번째를 차지한 종목 역시 미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미국 국채 ETF’로 집계됐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 국채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정책 기조에 대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연준은 12~13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FOMC 정례회의를 연다. 시장은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인하에 대한 시그널을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면서 금리 인하 기대에는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8일 발표된 미국 1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19만9000명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치(19만명 증가)를 웃돌았다. 실업률은 3.7%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견조한 고용시장으로 인한 임금 상승세는 소비로 이어지며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이 추가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될 것으로 보이나 이 과정에서 긴축 불확실성은 적어도 당분간 지표 둔화가 의미있게 나타나기 전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일단 조기 금리 인하는 차단된 모습”이라며 “FOMC를 전후로 미국 채권금리 상승 전환이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