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최근 구조되는 야생동물 중 외래 희귀생물이 발견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광진구 빌라 밀집지역에서 블랙킹스네이크가 각 1마리씩 발견됐다. 국내에 서식하지 않는 희귀종이다.
| 지난 8월 강남고속버스터미널 3호선 인근에서 발견된 블랙킹스네이크(왼쪽), 같은 달 서울 광진구 거주지역에서 발견된 블랙킹스네이크(오른쪽). (사진=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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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희귀 반려동물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희귀종을 끝까지 키우지 않고 유기하는 사례도 함께 늘어나면서 생태계 교란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임이자 의원은 환경부로부터 자료를 제출받고 최근 6년간 야생에서 구조된 동물이 10만 1195마리로 6년 새 2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6년 전인 지난 2017년도에는 한 해동안 9830마리가 구조됐지만 점차 구소 건수가 늘어나 지난해에만 2만 161마리가 구조됐고, 올해는 8월까지 구조된 동물만 1만 2821마리다.
구조된 동물종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 2017년 구조된 동물종은 259종이었지만 지난해는 317종으로 늘어 22% 증가했다. 외래종 발견 사례도 늘어 최근 5년간 국내 자연환경에서 처음 확인된 외래종은 20종에 이른다. 곤충이 11종, 파충류 4종, 거미류·어류·포유류·복족류·가재류가 각 1종씩이다. 이러한 외래생물은 주로 주거지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등에서 발견됐다.
올해 도심에서 발견된 블랙킹스네이크 외에도 지난해에는 스트라이프 캘리포니아 킹스네이크, 2021년에 턱수염도마뱀과 수단 플레이트 리자드, 2020년 사바나 왕도마뱀 등 희귀종이 매년 출몰하고 있다.
임이자 의원은 “희귀종 사육에 대한 호기심이 국내 생태계 위협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면서 “불법 유기에 대한 단속 및 제재 강화와 외래종의 생태계 영향에 대한 연구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