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어디서 파냐고? 앱으로 찾아봐"

붕어빵·호떡 등 길거리 음식도 앱으로 위치 알 수 있어
'집단지성의 힘'... 앱 개발자·판매자·소비자 누구나 정보 등록 가능
아이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개발자 "추후 서비스 개선"
  • 등록 2020-11-23 오전 12:10:18

    수정 2020-11-23 오전 10:03:45

쌀쌀한 바람이 불 때 즈음 생각나는 겨울철 대표 간식 붕어빵.

하지만 붕어빵을 파는 곳을 찾기란 의외로 쉽지 않다. 대부분 포장마차 형태의 길거리 음식이다보니 일반 음식점처럼 검색해도 지도에 나오지 않는다. 길거리 음식 특징상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어서다.

(사진= 박서빈 기자)


이 때문에 겨울철이 다가오면 지역 카페에는 "붕어빵 파는 가게 어디 있나요?"라는 글이 끊이지 않는다. 오죽하면 붕어빵의 연관검색어가 '붕어빵 파는 곳'이다. 붕어빵과 역세권을 합친 '붕세권'이란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붕어빵 파는 곳을 찾기 어렵다는 생각도 이제 끝이다. 붕어빵 판매위치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 나왔기 때문.

'가슴속3천원' 이라는 앱만 있으면 붕어빵 가게 위치를 알 수 있다. 호떡, 계란빵 등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가게 등록할 수 있어...이용 수수료 無

'가슴속3천원'은 지난 2월 선보였다.

IT(정보기술) 동아리 '디프만'에서 만난 개발자 3명과 디자이너 2명이 "겨울철 길거리 간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으로 약 2개월간 개발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노점상의 위치를 정확하게 제공하는 것일까? 앱 개발자는 "집단지성의 힘을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슴속3천원'은 누구나 직접 붕어빵 가게 위치를 등록할 수 있다.

불특정 다수가 자신이 아는 붕어빵 가게를 올리면 정보가 공유된다. 이용자가 직접 "여기 붕어빵 가게 있어요!"라고 제보하면 이용자가 제공한 가게 정보와 함께 '구글 맵'의 GPS 기능을 통해 위치가 자동 저장된다.

가게 손님이 등록할 수도 있고, 가게 사장이 직접 자신의 가게를 올릴 수도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등록된 붕어빵 가게 수는 약 3000개에 이른다.

앱을 실행하면 이용자와 가까이에 있는 붕어빵 가게들이 나타난다. 파란색 점이 사용자 분홍색 하트가 붕어빵 가게다. 또한 새롭게 발견한 붕어빵 가게가 있다면 누구나 쉽게 등록할 수 있다. (사진='가슴속3천원' 앱 캡처)


이 때문에 이 앱은 등록된 판매점 사장에게 어떠한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일반 음식점 사장이 직접 '배달의 민족'과 같은 배달앱에 가게를 등록하면 매월 일정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과 반대다.

앱 관계자는 "서비스 자체가 이용자도 직접 등록할 수 있는 만큼 어떠한 수수료도 받지 않고 있다"며 "다만 앱의 지속적인 서비스 운영을 위해 앱 내 광고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날씨 쌀쌀해지며 11월부터 폭발적 인기

현재 '가슴속3천원'의 인기는 가히 뜨겁다. 이번 달 앱스토어 라이프스타일 부문에서 3위를 차지했다. 1위 이마트, 2위 LG 전자 멤버십 앱 바로 다음이다.

'가슴속3천원' 앱을 다운로드 받은 사람 수만 해도 약 5만 명 가까이 된다.

앱 관계자는 "앱을 출시한 지난 2월에는 내려받기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면서 "날씨가 쌀쌀해지며 대표적 겨울간식인 붕어빵을 찾는 사람이 늘어 이 달부터 이용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기자가 앱을 이용해 찾아간 본사 맞은편 건물 뒷골목에 있는붕어빵 가게다. 오며가며 보지 못해 '가게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가게 위치 정보는 정확했다. (사진=박서빈 기자)


기자가 앱을 내려받은 뒤 직접 사용해보니 인기를 끄는 이유를 공감할 수 있었다.

앱을 시행하자 마자 이데일리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통일로 인근 반경 1km내의 붕어빵 가게가 뜬 것. 단 한 곳의 붕어빵 가게도 본사 근처에 없다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인근 붕어빵 가게만 8개에 달했다.

심지어 가장 가까운 붕어빵 가게는 본사 맞은편 건물 뒷골목에 있었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어 앱이 아니면 발견을 못했을 위치였다.

(사진='가슴속3천원' 앱스토어 화면 캡처)


기자와 비슷하게 느낀 앱 이용자들도 많다.

앱 평가 및 리뷰에는 "붕어빵 가게가 어디 있는지 몰라 작년 겨울에 붕어빵을 딱 한 번 밖에 못 먹었는데, 덕분에 초겨울부터 붕어빵을 먹었다", "가게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어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았는데 이제 들고 다닐 이유가 생겼다" 등의 긍정적 반응이 많았다.

iOS만 이용 가능..."안드로이드에서도 이용토록 할 것"

물론 누구나 정보를 올릴 수 있다는 특징이 때로는 허위 정보가 난무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앱 관계자는 "가게 위치가 허위 정보라는 신고가 3번 이상 들어오면 삭제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불편 사항을 개선해 나가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 iOS 운영체제에서만 이용이 가능한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앱 관계자는 "안드로이드폰용 앱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며 "아이폰 서비스를 개선한 후 구체적인 출시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직 갈 길이 남아있는 앱. 하지만 소소하면서도 유용한 앱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만약 기사를 읽고 있는 당신이 붕어빵을 먹고 싶다면 이 앱을 사용해봐도 좋겠다.

/ 스냅타임 박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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