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덩치 키우던 메자닌…부메랑 될까 '조마조마'

코스닥 벤처펀드 영향에 규모 불리던 메자닌
코스닥 부진+라임운용 환매 중단에 우려 확산
"순기능과 역기능 공존…신중하게 접근해야"
  • 등록 2019-10-10 오전 4:02:00

    수정 2019-10-10 오전 4:02:00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끝 모르고 덩치를 키우던 ‘메자닌’(주식과 채권을 결합한 증권) 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거듭된 증시 부진에다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조치가 더해지면서 유동성 리스크 우려가 급부상하고 있어서다.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야심차게 선보인 ‘코스닥 벤처펀드’를 발판 삼아 우후죽순(雨後竹筍)으로 투자 규모를 키운 점이 이제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자닌(Mezzanine)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지닌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교환사채(EB)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층과 층 사이의 공간을 나타내는 이탈리아 건축 용어에서 처음 쓰이기 시작했다.

메자닌 상품은 상황에 따라 투자자가 유리한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 이목을 끌었다. 특정 기업의 메자닌 채권을 인수한 뒤 주가가 오르면 전환권 청구로 차익을 볼 수 있고 주가가 전환가액만큼 올라오지 못해도 만기 보유로 이율만큼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유망 벤처기업 투자를 목적으로 지난해 4월 도입한 코스닥 벤처펀드는 메자닌 시장에 기름을 부었다. 코스닥 벤처펀드 전체 자산의 절반을 코스닥 상장사(35%)와 벤처기업(15%)에 투자하는 구조다 보니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았던 기업의 숨통을 틔우는 역할을 했다.

실제로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코스닥 벤처펀드 발행 원년인 지난해 메자닌 발행 잔액은 16조2020억원으로 2015년(5조9016억원)과 비교해 3년 새 2.7배나 급증했다. 올해도 19조9805억원(10월 현재)으로 20조에 육박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투자처를 찾아 헤매던 코스닥 벤처펀드 운용사들이 코스닥 기업들을 대상으로 무이자 CB 발행까지 부추기면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과열 징후를 보이던 메자닌 시장은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경제갈등에 따른 코스닥 부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자금 조달을 위해 메자닌을 찍어낸 기업들의 주가가 휘청이면서 유동화가 가로막히자 투자자들이 리픽싱(전환가격 재조정)에도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더욱이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일부 기업들의 회생 절차나 상장 폐지까지 거론되면서 만기 보유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이달 초 사모헤지펀드 수탁액 1위인 라임자산운용의 사모채권 편입 펀드 환매 연기에 이어 메자닌을 바탕에 둔 ‘테티스 2호’ 재간접 펀드 환매 중단 소식까지 더해지며 우려가 일파만파 퍼지는 모습이다. 라임자산운용 수탁고는 한때 6조원을 넘보기도 했지만 이달 7일 현재 4조9319억원으로 5조원 밑으로 내려온 상태다.

당국에서도 메자닌 투자를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일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DLF(파생결합펀드) 이슈와 관련한 질의에 “(DLF 외에도) 해외 부동산 투자와 메자닌 채권도 여러 문제가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며 질문에 없던 메자닌 채권에 대한 투자 유의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4월 900선을 돌파했던 코스닥 지수가 이달 630선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규모가 급증한 메자닌 투자에 대한 후유증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며 “시장 안팎에서 메자닌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메자닌 투자에 각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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