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이달 중 2M 가입계약 체결"..롱비치터미널 인수도 도전

지난 7월 가입 MOU 체결 이후 마라톤 협상
치열한 눈치싸움..대면·컨콜 방식으로 논의
"문구 하나에 연간 수십억원씩 실적 달라져"
각각의 시나리오에 따라 선박 등 자산 매입
  • 등록 2016-11-07 오전 6:00:00

    수정 2016-11-07 오전 6:00:00

현대상선의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 ‘현대드림호’가 화물을 가득 싣고 원양을 누비고 있다. 현대상선 제공.
[이데일리 최선 기자] 현대상선(011200)이 글로벌 해운동맹 ‘2M’ 회원사인 머스크(세계1위·덴마크), MSC(세계2위·스위스)와 2M 가입 계약 체결을 앞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7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노선, 선복량 등 현대상선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한 마라톤 협상이 100일 넘게 진행 중이지만 이렇다할 결말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상선 고위 관계자는 7일 “협상이 어느 한 순간 뚝딱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상호간 노력과 사례를 비교하고 각사가 유리한 방향으로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한 조율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르면 이달 말 가입 계약서가 체결될 것”이라며 “현재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데 얼라이언스라는 것이 협력체이기는 하지만 동시에는 경쟁자다. 그런 협상이 쉽게 끝나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굉장히 이상적인 발상이다”라고 부연했다.

이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2M 가입 불발설을 불식시키면서도, 가입 협상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내비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협상 세부사항에 따라 연간 수십억원씩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 문구 하나하나를 두고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빈센트 클레르크 머스크라인 최고사업책임자도 최근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현대상선 가입 계약을 조만간 체결할 것”이라며 “현대상선은 머스크와 MSC가 더 많은 화주를 확보해 얼라이언스의 화물 수송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상선은 2M 회원사와 실무자 대면 협상, 컨퍼런스콜(전화회의) 방식 등으로 내년 4월부터 가동될 선박·노선 공유 방안에 대해 끈질긴 논의를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의 해운업 경쟁력 강화 지원제도와 맞물려 선박 등 자산 확보 계획도 마련한 상태다.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각 시나리오에 따라 세운 계획 중 상황 변화에 따라 취사선택하는 방식을 택할 계획이다.

2M 회원사들은 사업규모 확대를 통한 타사 대비 낮은 운임 영업으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머스크도 투자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고, MSC는 아시아~미주 5개 노선을 정비해 12월 중순부터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 모두 미주 노선을 새로이 개설하는 등 시장점유율 늘리기에 나섰다.

특히 현대상선도 미주 노선 역량을 강화하는 중이다. 현대상선은 한진해운(117930) 법정관리를 전후로 해 미주 노선 점유율 1%를 끌어올리며 글로벌 선사 중에서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이 보유하던 미국 롱비치터미널 지분 인수전에 나설 계획이다. 인수에 성공하면 롱비치터미널은 현대상선 지분 54%, MSC 지분 46%로 2M 회원사의 공동소유가 된다. 터미널 사용에 있어서도 경쟁력 있는 영업이 보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 측은 2M 외 다른 해운동맹 가입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일부 외신은 현대상선이 일본 NYK, K-라인, MOL 등 선사 합병이 예정돼 있고 한진해운이 빠진 ‘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타진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현대상선 고위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그렇게 신의가 없는 회사가 아니다. (일본 선사간 합병 등) 상황이 바뀐다고 어느 순간 마음을 바꿀 수는 없다”며 “일본 3사 합병은 엄청난 노력과 상당한 손실이 발생하는데 그것이 옳은 선택인지는 좀더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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