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고급 수입 세단의 대명사 렉서스가 4년 만에 ‘1만대 클럽’에 복귀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높아진 하이브리드 수요를 정조준하며 다시금 인기 수입차 브랜드로 자리하려는 채비를 하고 있다.
| 뉴 제너레이션 RX 450h+.(사진=렉서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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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렉서스의 올해 1~11월 누적 판매량은 1만2191대다. 아직 12월 한 달이 남아 있지만 벌써 지난해 연간 판매량(7592대)을 훌쩍 넘겼다. 증가 폭은 60.6%에 달한다.
수입차 브랜드의 인기 지표인 ‘판매 대수 1만대’를 넘기면서 렉서스는 인기 수입차 브랜드 자리를 회복했다. 렉서스는 올해 1~11월 수입차 브랜드 판매 순위 5위에 올라 포르쉐(1만442대)를 제쳤다. 판매량 4위인 볼보(1만5410대)와도 3219대 차이가 난다.
렉서스가 국내 시장에서 판매 대수 1만대를 넘긴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렉서스는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지난 2001년 국내에 처음으로 출시한 뒤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 왔다. 그러다 2010년대 ES 시리즈를 중심으로 인기가 급증하며 ‘고급 세단’을 대표하는 수입차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렉서스는 지난 2016년 연간 판매량 1만594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2017년 1만2603대, 2018년 1만3340대, 2019년 1만2241대를 각각 판매하며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 왔다.
하지만 지난 2019년 이후 소비자들이 ‘노 재팬’(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나서면서 렉서스의 한국 시장 인기는 주춤했다. 2020년 연간 판매량 8911대로 1만대 밑으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7592대로 더욱 줄어들었다.
| 렉서스 ES 하이브리드 시리즈. (사진=렉서스 뉴스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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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렉서스가 인기를 회복한 비결로는 ‘하이브리드’가 꼽힌다.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는 최근 높은 연비를 이유로 하이브리드 차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11월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친환경차 중 67.6%가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나타났다.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차를 중심으로 한국 시장 수요를 저격했다. 상대적으로 모델 수가 적은 고급 하이브리드 세단 시장을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급 세단을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되는 수입차 시장에서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앞세워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렉서스의 준대형 세단 ES300h은 지난 2018년 하이브리드 모델로 탈바꿈해, 올 한 해 내내 수입차 월별 베스트셀링 모델 상위권을 차지했다. 총 판매 대수는 7178대로 렉서스 전체 판매량의 58.9%를 차지했다.
| 더 올 뉴 일렉트릭 렉서스 RZ 450e.(사진=렉서스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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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는 친환경차 인기에 맞춰 국내 시장에서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차량 파워트레인(구동계)을 다양하게 구비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6월 출시한 완전변경 ‘RX’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총 3종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했다.
여기에 브랜드 첫 순수전기차 ‘RZ’까지 국내에 출시하며 선택지를 늘렸다. 렉서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TNGA’를 적용한 차다.
렉서스는 내년에도 이같은 인기를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하이브리드 신차를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북미 시장용으로 선보인 SUV ‘GX’ 시리즈 등이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렉서스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출시가 예정돼 있다”며 “국내 시장에도 알맞은 시기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