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 단소·나팔관 해금…국악기 '변화와 확장의 꿈'전 개막

개량 악기 40여 점 소개
5월 15일까지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3층
  • 등록 2022-04-21 오전 7:38:09

    수정 2022-04-21 오전 7:38:09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국립국악원이 1960년대 이후 추진한 국악기 개량 사업의 성과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오는 5월 15일까지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3층에서 개최하는 기획전시 ‘변화와 확장의 꿈’을 통해서다.

국립국악원은 1964년부터 새롭고 다양한 음악 환경의 변화에 따라 국악기 본래의 정서와 특징에 맞춰 가장 적합한 형태로 국악기를 개량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 악기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은 살리기 위한 개량 악기 40여 점을 총 5가지 주제로 소개한다. △악기 개량의 길을 따라서 △국악기, 음역을 넓히다 △국악기 음량을 조절하다 △국악기의 구조와 재료를 탐구하다 △국악기, 교실안으로 들어가다 등이다.

개량 단소(사진=국립국악원).
우선 전통 국악기의 음역과 음량에 대한 개량 국악기가 눈길을 끈다. 현악기로는 25현 가야금(전통은 12현)과 9현 아쟁(전통은 7현), 관악기로는 저음역을 확대한 대피리와 중음·저음 태평소, 저음 나발 등을 선보인다. 타악기에서도 대취타 등에서 연주하는 운라를 개량한 17개·24개(전통은 10개 운라편) 운라와 3가지 음정을 내는 징을 소개한다.

현대에 접어들며 전통 국악기가 한옥이나 야외 공간 등 제한된 공간을 벗어나 다양한 공간에서 연주됨에 따라 음량을 개량한 국악기도 전시해 놓았다. 음량을 확성하기 위해 울림통을 키우고 공명혈(울림통 내부의 소리를 밖으로 내보내는 구멍)의 위치와 개수를 늘린 개량 가야금과 개량 아쟁, 개량 거문고, 개량 해금을 전시한다. 객석 방향으로 현악기의 음량을 확성시키는 반사판을 덧댄 현악기 받침대도 볼 수 있다.

구조와 재료를 개량한 국악기도 있다. 천연 대나무 재료로만 제작했던 단소, 소금, 대금, 피리 등의 관악기는 각각 PVC(폴리염화비닐)와 철재, 일반 목재 등을 활용한 악기로 탈바꿈 했다. 구하기 어려운 소라껍질 대신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로 제작한 나각도 전시한다.

체험 코너에서는 어려서부터 국악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국립국악원이 2018년부터 개발한 10종의 교실국악기와 태블릿 기기 등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배울 수 있는 ‘국악놀이터 앱’도 만날 수 있다.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국악기 개량을 위한 과거의 노력을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4월 30일에는 국악기 개량의 흐름과 의미를 소개하는 서인화 국악연구실장의 특강이 마련돼 있다. 5월 7일에는 김현곤 악기장과 국립국악원 윤권영 연구원이 함께 국악기 개량 사업에 참여한 경험과 회고를 대담 형식으로 전할 예정이다.

개량 해금(사진=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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