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존그룹 김광석 회장의 장남인 한균씨가 운영해 온 아우디 딜러 참존모터스는 지난해 말 그룹의 경영난으로 자동차 판매사업을 접고 코오롱에 넘겼다. 비슷한 시기 동아원도 오너 3세 이건훈씨가 주도하던 페라리·마세라티 수입·판매사 FMK 경영권을 효성에 매각했다.
이에 앞서 2010년 이후 SK네트웍스와 두산도 같은 이유로 사업을 접었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故) 조중훈 회장의 조카 조현호씨도 CXC모터스를 설립해 미쓰비시·이베코 등 판권을 산 후 사업 확대에 나섰으나 불과 수년만에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됐다.
국내 120개 전후 수입차 판매사는 최근 수년 판매는 늘지만 경영난을 겪는 이른바 ‘풍요 속 빈곤’에 빠졌다. 국내 수입차 판매는 2009년 6만대에서 지난해 24만대로 6년 만에 네 배 성장했다. 그러나 수입사의 사정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지난달 말 아우디·폭스바겐 판매중단이 해당 딜러에 치명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소형 딜러 위주로 운영해 온 폭스바겐 브랜드 9개 딜러 중 상당수는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 그나마 이들 딜러 대표 상당 수가 자동차 영업사원 출신으로 끈기가 있기 때문에 위기를 버티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폭스바겐 최대 딜러인 클라쎄오토는 지난해 매출액 2860억원, 영업이익 9억원으로 영업이익률 0.3%에 그치며 임대료가 높은 일부 전시장을 철수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선 상태다.
낮은 수익성과 각종 악재로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는 통에 일부 대·중견기업 계열 수입차 판매사는 사업 철수나 업종 변경도 검토 중이다. 현재 120개 수입차 딜러 중 약 20여곳은 대·중견기업 계열이거나 오너가 2~3세가 운영하고 있다.
중견기업 계열 중견 수입차 A판매사(딜러) 임원은 “오너가 지난해부터 ‘이것(자동차 판매)만으론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신사업을 주문하고 있다”며 “부동산·금융 둥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분야 진출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고속성장 시기가 마무리 단계가 되면서 과잉 경쟁과 낮은 수익성에 따른 부작용이 하나둘씩 터져나오는 상황”이라며 “수입차 판매가 다시 급격히 늘지 않는다면 적정 수요-공급이 맞춰질 때까지 업계 내 구조조정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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