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비는 제우스의 눈물"…그리스전 필승 염원

  • 등록 2010-06-12 오후 9:45:57

    수정 2010-06-12 오후 9:45:57

▲ 길거리 응원중인 붉은악마(사진=권욱 수습기자)

[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비요? 제우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최고의 신)가 그리스가 진다는 것을 미리 알고 흘리는 눈물이죠."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속에도 2010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 승리를 위해 길거리 응원을 택한 20대 대학생 김 모씨. 그는 비를 그리스전 승리의 좋은 징조로 해석했다. "제우스가 그리스 패배를 알고 새벽부터 울었다"는 게 김 씨의 말이다.

12일 오후 붉은 악마 공식 응원 장소로 지정된 서울 강남 코엑스 옆 영동대로. 악천후 속에서도 붉은 악마의 한국팀 승리에 대한 열기는 뜨거웠다. 영동대로 7차선은 경기 네 시간 전인 오후 4시부터 거리 응원을 나선 인파로 북적였다. 길거리 응원에 나선 시민의 주 연령층은 10~20대. 월드컵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젊은이들은 "비가 무슨 문제가 되나요?"라며 빗속에 몸을 던졌다. 

▲ 길거리 응원에 나선 붉은 악마

영동대로에서 길거리 응원에 나선 김수현 양(21·대학생)은 "얼마나 기다렸던 월드컵인데 비가 대수냐?"라며 "내일모레 기말고사가 있지만, 그것도 포기하고 길거리 응원에 나섰다. 사람들과 함께 경기를 즐기고 싶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가족 단위로 길거리 응원에 나선 시민도 가끔 눈에 띄었다.

남편과 초등학생 두 아이를 데리고 길거리 응원에 나선 이정민 씨(36·주부)는 "월드컵은 인생에 몇 안 되는 추억이다. 비가 오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며 "앞으로 남은 한국 경기 모두 길거리에서 가족들과 함께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길거리 응원에 나선 붉은 악마

영동대로 길거리 응원을 지원하는 경찰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장에 모일 추정 인원은 12만 명. 비가 와서인지 현장에 모인 시민은 10만 명을 채 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후 8시 반, 빗줄기가 약해지고 경기가 시작되자 시민은 더욱 몰려 영동대로 14차선을 점점 메우기 시작했다.

한편 이날 영동대로 길거리 응원 현장에는 월드컵 단독 중계 방송사인 SBS가 무대를 마련, 이효리와 김용만의 진행 속에 2AM과 레인보우 등이 거리응원에 나선 시민의 흥을 돋웠다. 

▲ 길거리 응원에 나선 가수 이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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