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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비요? 제우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최고의 신)가 그리스가 진다는 것을 미리 알고 흘리는 눈물이죠."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속에도 2010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 승리를 위해 길거리 응원을 택한 20대 대학생 김 모씨. 그는 비를 그리스전 승리의 좋은 징조로 해석했다. "제우스가 그리스 패배를 알고 새벽부터 울었다"는 게 김 씨의 말이다.
12일 오후 붉은 악마 공식 응원 장소로 지정된 서울 강남 코엑스 옆 영동대로. 악천후 속에서도 붉은 악마의 한국팀 승리에 대한 열기는 뜨거웠다. 영동대로 7차선은 경기 네 시간 전인 오후 4시부터 거리 응원을 나선 인파로 북적였다. 길거리 응원에 나선 시민의 주 연령층은 10~20대. 월드컵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젊은이들은 "비가 무슨 문제가 되나요?"라며 빗속에 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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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대로에서 길거리 응원에 나선 김수현 양(21·대학생)은 "얼마나 기다렸던 월드컵인데 비가 대수냐?"라며 "내일모레 기말고사가 있지만, 그것도 포기하고 길거리 응원에 나섰다. 사람들과 함께 경기를 즐기고 싶다"고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남편과 초등학생 두 아이를 데리고 길거리 응원에 나선 이정민 씨(36·주부)는 "월드컵은 인생에 몇 안 되는 추억이다. 비가 오지만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며 "앞으로 남은 한국 경기 모두 길거리에서 가족들과 함께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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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대로 길거리 응원을 지원하는 경찰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장에 모일 추정 인원은 12만 명. 비가 와서인지 현장에 모인 시민은 10만 명을 채 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후 8시 반, 빗줄기가 약해지고 경기가 시작되자 시민은 더욱 몰려 영동대로 14차선을 점점 메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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