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수급 패턴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3·4월 각각 5조원 넘는 자금을 국내 주식을 사는데 쏟아 부었던 외국인은 시장 냉각에 돈을 빼가기 바쁜 반면, 잠잠하던 개인은 이달 들어서만 2조원 넘는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남유럽 악재의 재돌출로 지난 5일 이후 증시가 조정과 회복을 오가는 중 개인은 떨어지면 저가 매수에 나서고, 오르면 차익을 실현하는 단기 매매 패턴을 보여주고 있다.
◇ 개인 투자자 이달만 2.4조 순매수..`바겐세일 집중 공략`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2조4707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5월 중 지난 13일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
개인은 횡보장에서는 중소형주에 매매 비중이 높지만 최근처럼 지수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대형주를 `조정시 매수, 반등시 매도`하는 수급 패턴을 보여왔다. 이번에도 남유럽 악재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면서 개인 주도 장세가 나타난 셈이다. 올해들어 개인은 7220억원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변동성 장세에서 나타나는 개인의 대형주 중심 저가 매수 성향은 글로벌 증시 급락 여파를 막아줄 든든한 `방파제` 역할을 한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개인은 크게 1600~1800을 박스권으로 염두에 두고 1700선 아래로 내려가면 비교적 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며 "당분간 지수 하단을 막아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삼성생명·하이닉스·삼성전자`..외국인 던지면 담는다
그렇다면 이달 들어 개인이 많이 산 종목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
개인 순매수 2위, 3위는 하이닉스(000660)(4069억원)와 삼성전자(005930)(3291억원)가 차지했다. 국내증시 대표 IT주인 이들 종목은 지난 3~4월 랠리에서 외국인의 집중 매수 대상이 됐지만 경기 민감도가 높은 만큼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매물로 나왔고 이를 개인이 사담았다.
개인은 이어 포스코, LG전자 등을 순매수 5위권 내에 올렸다. 이밖에 두산중공업(6위), 두산인프라코어(9위), 두산(11위) 등 기관 매도로 추정되는 급락 종목에도 개인은 적지 않은 관심을 보였다.
이처럼 개인이 외국인과 기관의 과매도로 추정되는 종목을 싼 값에 사들이고 있지만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이는 적다.
유수민 연구원은 "그리스, 삼성생명 등 이슈가 많았던 점이 개인 매수를 부추긴 계기가 됐다"며 "박스권이 좁아지거나 증시 흐름이 종목장세로 전환되면서 개인 순매수세는 잦아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우려도 나온다. 한 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지금은 `저가매수, 고가매도` 식의 `스마트`하다고 할 수 있는 매매 패턴을 보이고 있지만 증시 약세가 짙어질 때 매도 시점을 놓치면 개인들이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특징주)하이닉스 급등..`D램 공급 둔화`
☞"하이닉스, CB발행 통해 재무구조 개선..`매수`"-씨티
☞엘피다 실적, 올 D램 공급증가 제한적 확인-N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