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노인성 치매와 우울증의 다른 점은?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조성훈 교수
  • 등록 2024-09-30 오전 7:19:06

    수정 2024-09-30 오전 7:19:06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조성훈 교수] 노인성 치매란 65세 이후 노년기에 발병하는 치매를 총칭한다. 크게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 치매가 있으며, 이 외에도 뇌종양이나 알코올 중독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이차성 치매가 있다. 치매는 초기에 발견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노년층의 우울증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심리적·정신적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치매를 ‘매병’이라고 표현한다. 즉, 뇌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손상 받아 기억력이나 이해력, 판단력 등에 장애를 일으켜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주된 증상은 기억력 장애로, 가장 최근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병이 점점 진행되면서 과거의 일도 잊어버리는 것이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지만 심해지면 기억력과 판단력, 이해력 등이 유치원생 수준으로, 아주 심해지면 모든 정신기능이 4세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다.

한의학에서는 매병과 건망을 기본으로 신경을 안정시키고 몸에 막힌 기혈을 소통시켜 담과 어혈을 없애고 몸을 보하는 방법을 응용하고 있다. 증상과 체질에 맞는 한약물과 침구치료를 통해 치매증상을 개선하는 것. 한약물로는 주로 조위승청탕을 사용하는데, 예부터 한의학에서 뇌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널리 활용하던 처방이다. 지난 2000년대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시행된 ‘치매에 대한 한약제제 개발’의 연구과제에서 기억증진 효과를 선보이기도 했다. 조위승청탕의 주약재인 원지가 산화스트레스에 대한 신경세포 보호 효과와 신경줄기세포의 증식 및 분화촉진 효과를 나타낸다.

노인성 치매와 함께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문제는 ‘노인성 우울증’이다. 어르신은 신체적, 심리적 노화와 생활 여건의 변화로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쉽다. 쌓인 스트레스로 정신과 신체 건강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 불편하고 아픈 부위에 관련된 병원만 찾게 되거나, 그저 노화 현상이라고 생각하여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검사를 해도 기질적인 원인이 없는 복합적이고 모호한 통증이 계속 된다면,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럴 때는 노인성 우울증에 대해 고려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노인성 우울증은 노인 인구의 15%에 해당된다. 불면, 식욕 및 체중감소와 모호한 신체 증상의 호소, 인지기능 감퇴 및 불안, 초조가 두드러진다. 식욕, 체중 감소가 먼저 나타나고, 이후 인지기능도 불안정해질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작은 외부 환경 변화에 항상성 유지가 어려워진다. 한방치료는 신체 원기를 북돋워 균형 있는 상태로의 자연스러운 회복을 이끌 수 있다. 특히, 노인성 우울증에 대한 한방 치료의 강점은 무엇보다 부작용이 적다는 데 있다. 혈압약, 당뇨약, 기저질환 치료약 등 여러 가지 약을 이미 복용 중인 노인들에게 한방 치료(침구 치료, 한약 치료, 한의정신요법 등)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치료가 될 수 있다.

‘노인층의 인지 개선 효과에 대한 한약물 임상연구’, ‘노인성 우울증에 대한 한방 집중치료 프로그램의 효과’, ‘우울증에 대한 한약물 치료 문헌적 고찰 등 노인성 우울증’ 등 지금까지 진행되었던 연구 결과를 보면 치료뿐만 아니라 병이 오기 전 예방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환경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으면서 심신에 적당한 자극을 주고, 작더라도 자신의 역할을 찾아 삶의 보람을 얻는 것이 좋다. 단체 활동, 취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리는 것도 좋다. 매일 30분 정도 가벼운 산책과 함께 햇볕을 쬐는 일도 노인성 우울증 예방과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

노인성 치매를 자가 진단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 최근 6개월 간 아래 증상 중 7개 이상이 관찰되면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

1. 전화번호나 사람 이름을 기억하기 힘들다

2. 약속해놓고 잊을 때가 있다.

3. 과거에 쓰던 기구 사용이 서툴러졌다.

4.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이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5. 갈수록 말수가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6. 물건을 항상 두는 장소를 망각하고 엉뚱한 곳에서 찾는다.

7. 방향감각이 떨어졌다. 8. 돈 관리하는 데 실수가 있다.

9. 계산능력이 떨어졌다. 10.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찾는다.

11. 뚜렷한 이유 없이 감정기복이 심하다.

12. 의심이 많아지고, 의존적으로 변하는 등 성격에 변화가 생겼다.

13. 수동적으로 변해 TV 앞에만 앉아 있거나 과다수면을 취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