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의 1 가격” 예물반지 대세된 ‘갓성비 다이아’ 열광

[인공다이아몬드 열풍]②천연 다이아와 성질 100% 동일…가격 80% 저렴
이랜드, 로이드·더그레이스런던 등 매출 급증
드비어스·LVMH 등 글로벌 기업도 진출 속도
노동착취 논란 및 친환경성에서도 우수 평가
  • 등록 2023-12-08 오전 5:46:00

    수정 2023-12-08 오전 7:54:09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지난 7일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더그레이스런던’ 매장. 내년 초 결혼을 앞두고 있는 김호경(34) 씨는 “랩그로운(lab grown) 다이아몬드(인공다이아몬드)로 예물을 맞췄다”고 말했다. 통상 예물에는 화려하고 값비싼 보석을 구매하고 싶어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김씨는 좀 더 합리적인 소비가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더그레이스런던은 올해 5월 이랜드가 선보인 인공다이아몬드 전문 브랜드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더그레이스 런던’ 매장에서 소비자가 다이아몬드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전문가도 육안 구분 어려워”…국내시장 2년만에 2배↑

인공다이아몬드는 사람이 연구실에서 직접 만든 다이아몬드 원석을 말한다. 천연 다이아몬드는 지하 맨틀에 있던 탄소 덩어리가 높은 열(900~1300℃)과 압력(3만 기압)을 오랜 시간 받아 생성되지만 인공다이아몬드는 사람이 기계장치를 통해 생성 기간을 축약해 만든다. 물리·화학·광학적 특성이 천연 다이아몬드와 같지만 저렴한 가격에 소비층이 확대되고 있다.

인공다이아몬드에 대한 소비자들 반응은 뜨거운 이유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품질 측면에서 차이가 없어서다. 성분·굴절률·분산도·경도가 같아 보석감정사조차 육안으로 천연 다이아몬드와 인공다이아몬드를 구별할 수가 없다. 세계적 보석 감정기관인 GIA, IGS, IGI도 천연 다이아몬드와 똑같은 감정 기준으로 감정서를 발급한다.

인공다이아몬드의 최대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인공다이아몬드 제품 가격은 동일 등급 천연다이아몬드 제품 가격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1캐럿 반지 기준 천연 다이아몬드 제품이 600만~800만원 수준이면 인공다이아몬드 제품은 200만~300만원 수준에서 구매 가능하다.

인공다이아몬드 수요 증가로 천연 다이아몬드 가격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 7일 국제다이아몬드거래소(IDEX)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가격지수는 지수가 개발된 2001년 2월 가격(100)을 기준으로 지난해 3월 최고점(185.8)을 기록한 이후 계속 하락해 지난달 4일 최저점(107.1)을 찍었다.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인공다이아몬드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350억원에서 올해 700억원으로 두 배 증가했다. 매년 시장이 두 자릿수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오는 2031년 217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드비어스·LVMH 등 명품 브랜드도 앞다퉈 진출

유통업계도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SSG닷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인공다이아몬드 매출은 매달 평균 50% 신장 중이다. 특히 ‘대한민국 쓱데이’가 열린 10월에는 매출이 전월 대비 930%나 폭증했다. 이중 MZ세대(20~39세) 고객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7%에 달했다.

이랜드그룹의 주얼리 브랜드 로이드는 지난 2020년 인공다이아몬드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연말 100개 한정 수량으로 출시한 로즈 인공다이아몬드 목걸이의 경우 온라인 공식몰에 1000여명이 한 번에 몰리면서 3분 만에 완판됐다. 상반기 100만원대에 출시한 로이드의 1캐럿 인공다이아몬드는 3주 만에 1000개를 판매됐다. 올해 관련 제품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50% 성장했다.

이랜드그룹은 인도 현지 공장과 계약을 맺고 관련 사업을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는 인공다이아몬드 최대 생산국으로 이랜드가 계약한 인도 업체는 33만㎡의 생산시설에서 월 1만2000캐럿의 인공다이아몬드를 생산할 수 있다.

천연 다이아몬드 전문 기업도 인공다이아몬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삼신다이아몬드는 오는 22일 인공다이아몬드 전문 브랜드 ‘그린다이아’의 를 선보이고 본격적으로 인공다이아몬드 사업에 나선다. 그린다이아는 국내에서는 품질이 낮은 제품이 무분별하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미국 캘리포니아 환경 품질 인증 기관인 SCS글로벌의 지속 가능 인증을 취득했다.

허은경 삼신다이아몬드 지사장은 “5~6년 전부터 미국 뉴욕 럭셔리 소비 트렌드가 ‘에브리데이 럭셔리’로 바뀌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보다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인공전문브랜드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명품 기업들도 인공다이아몬드 시장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 업체인 드비어스는 지난 6월 인공다이아몬드로 만든 결혼반지를 최초 출시했다.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그룹은 지난해 7월 이스라엘 인공다이아몬드 업체 ‘루식스’에 9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앞서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도 인공다이아몬드 11캐럿을 넣은 시계를 선보였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노동착취·친환경성으로도 각광

채굴·가공 과정 또한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윤리적이라는 평가다.

천연다이아몬드는 광산 채굴과정에서 소위 ‘블러드 다이아몬드(분쟁 지역 다이아몬드)’ 논란에 비윤리적인 노동착취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반면 인공다이아몬드는 채굴 없이 최소한의 인력으로 생산이 가능해 노동착취 논란으로부터 자유롭다.

생산 과정의 친환경성도 소비자들의 니즈를 끌어당기는 요인이다. 천연다이아몬드 1캐럿을 채굴하기 위해서는 물 500ℓ가 필요하고 6.5t의 지면을 깎아내야 한다. 하지만 인공다이아몬드는 캐럿당 약 18.5ℓ의 물을 소비한다. 탄소배출도 미미하다.

전문가들은 인공다이아몬드가 천연 다이아몬드 고갈에 따른 대체재를 넘어 신소재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온현성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연구소장은 “광산을 운영하는 채굴 기업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새로운 광산이 발견되지 않는 문제 등 운영 압박에 매년 천연 다이아몬드 원석 생산량이 약 5%씩 감소하고 있다”며 “특히 2020년 본격화된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영향을 받은 시장은 전년 대비 생산량이 20%나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베인 앤 컴퍼니가 발간한 ‘세계 다이아몬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천연 다이아몬드 채굴량은 1억1100만 캐럿으로 오는 2050년경 1400만~4000만 캐럿으로 채굴량이 65~9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온 연구소장은 “천연 다이아몬드 대비 심한 가격 변동성, 환금성이 약한 재매입 문제 등 취약점이 있지만 인공다이아몬드는 국내 천연 다이아몬드와 큐빅 주얼리 시장을 일부를 대체하고 독자적인 소재시장을 형성 향후 시장이 안정되면 최대 22~37%까지 시장 대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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