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이상주) 심리로 14일 진행된 정인양 양어머니 장씨의 살인,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아동유기·방임 등의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아동유기·방임,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아버지 안모(38)씨에게도 징역 7년 6월을 구형했다.
|
이날 검찰은 양부모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정인이가 입양된 지 한달 반이 된 지난해 3월 장씨가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안아주면 안 운다’고 하자 안씨는 정인이를 ‘귀찮은 X’이 라고 했다.
해당 문자를 두고 검사가 “아이가 울면 안아주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지적하자 안씨는 “검사님도 아이 키워봐서 아내랑 사적인 대화인데 이렇게 말씀하시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이미 낯가림이 심한 상태로 (입양을) 왔고, 적응이 힘들었던 건 사실”이라며 문자 내용을 인정했다.
장씨는 ‘영상이 잘려서 다행이다. 경찰에 10분 정도 (아이를) 차에 뒀다고 말했는데 사실 더 둔 것 같다’며 ‘차량 블랙박스가 언제까지 저장되는지, 영상이 남아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안씨에게 부탁했다.
또한 안씨가 장씨의 학대를 알면서도 묵인하거나 부추긴 정황이 담긴 증거도 공개됐다.
지난해 3월 장씨가 ‘오늘 온종일 신경질. 사과 하나 줬어. 폭력은 안 썼다’ 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양부는 ‘짜증이 느는 것 같아’라고 답했다. 장씨가 ‘지금도 (음식을) 안 처먹네’라고 하자 안씨는 ‘온종일 굶겨보라’고 답장했다.
콧물이 나고 기침을 하는 정인이에 대해 장씨가 ‘얘는 기침도 장난 같아. 그냥 두려고’라고 하자 안씨는 ‘약 안 먹고 키우면 좋지’라고 맞장구쳤다. ‘머리가 아파 약 먹고 자겠다’는 장씨에게는 ‘자기는 먹고 자요’라고 답장했다.
이어 “와이프가 (정인이에 대한) 정이 없고, 스트레스 받았다는 걸 알지만, 아이를 이렇게 때리는지 몰랐다”면서 “알았다면 이혼해서라도 말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검찰은 구형 전 PPT 자료를 화면에 올렸다. 입양 전 정인이의 모습과 입양 후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하게 어두워져 가는 정인이의 사진이 화면이 나오자 방청석에서는 울음이 터지기도 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이미 심각한 폭행으로 췌장이 손상되고 장간막이 파열돼 피해자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망 당일 또다시 피해자의 배를 강하게 밟아 치명상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혔다.
장씨는 최후진술에서 “목숨보다 귀한 아이를 감싸주지 못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을 줘 죽어 마땅하다”면서도 “결코 아이가 죽었으면 좋겠다거나 죽든 말든 상관없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한편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4일 오후 1시50분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