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자본으로 돌린 토스‥발목 잡던 자본안정성 극복

旣검증받은 '혁신성' 및 사업 비전으로 주주 설득
비바리퍼블리카, '부채' RCPS→'자본' CPS 전환
KEB하나銀 등 컨소시엄 참여로 자본안정성 '쑥'
"토스뱅크로 1금융권 진입, 주주가치 제고 기대"
  • 등록 2019-12-17 오전 6:00:00

    수정 2019-12-17 오전 6:00:00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Toss)를 운영하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토스뱅크 컨소시엄’(이하 토스뱅크)이 ‘재수’ 끝에 금융위원회로부터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따낼 수 있었던 것은 자본조달 계획을 보강했던 게 주효했다. 지난 5월 첫 도전 당시 자본안정성 부분에 지적을 받고 탈락의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당시 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Toss)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홀로 토스뱅크의 지분 대부분 가져가는 주주구성이었다. 금융당국은 토스뱅크의 자본조달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밴처캐피탈(VC)들이 참여했지만, 향후 이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경우 장기 안정적 경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첫 도전 실패 후 비바리퍼블리카는 자본안정성 확보에 공을 들였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개별 컨설팅까지 받아가며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자본금(약 135억원)의 75%를 차지하던 ‘상환전환우선주’의 ‘전환우선주’ 전환에 성공했다.

상환전환우선주(RCPS)는 국제회계기준(IFRS) 상 ‘부채(빚)’로 분류된다. 보유자(투자자)가 일정 기간 후 보유한 우선주를 언제든 액면가(또는 발행가) 그대로 되팔고 발을 뺄 수 있기 때문이다. RCPS는 다른 주식들에 비해 보유자 입장에서 훨씬 유리하고 안전한 반면 당장 자금이 아쉬운 회사 입장에서는 불리하고 불안정한 방법이다.

반면 전환우선주(CPS)는 IFRS 상 ‘자본(내 돈)’으로 분류된다. 상환 옵션이 없고 보통주 등으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자를 받는 회사 입장에서는 훨씬 안정적으로 자금을 확보해두고 경영에 몰두할 수 있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주주들에게 △자사가 보유한 혁신성 △인터넷전문은행업 진출을 통한 시장 가치 △토스뱅크의 방향성 등을 내세우며 꾸준한 설득 끝에 모든 RCPS를 CPS로 전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KEB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중소기업중앙회·SC제일은행 등과 컨소시엄을 통해 향후 재무적 투자자(FI) 등 형태로 지분 투자를 유치하면서 토스뱅크에 대한 비바리퍼블리카의 지분율을 당초 60.8%에서 34%로 대폭 낮췄다. 대주주의 자본조달 부담을 낮추고 2대 주주를 다수 확보하면서 자본안정성을 더욱 강화하고 향후 증자를도 원활히 할 수 있는 구조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주주들도 토스뱅크의 사업 비전을 높게 평가하고 은행업이라는 ‘라이선스 사업’을 통해 제1금융권이라는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도 좋다는 판단”이라며 “첫 도전 당시 이 부분(자본안정성)이 걸림돌이 됐기 때문에 이번에 주주들이 다른 조건 없이 (RCPS를 CPS로) 바꿔준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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