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서열 분석 몇시간이면..숨어있던 질병도 미리 찾아낸다

단순 질병예측에서 일상의 모든 분야 바꾸게 될것
미국 성인 25명 중 1명 유전자 분석 서비스 받아
일본서 배우자 선택할때 유전자분석 데이터는 필수
내게 맞는 화장품까지 추천…유전자 분석기술 진화
  • 등록 2019-06-25 오전 6:00:00

    수정 2019-06-25 오전 9:54:41

[이데일리 류성 기자] 유전자 검사 서비스의 유용성을 세간에 널리 알린 대표적 사례는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다.2013년 안젤리나 졸리는 자신이 유방암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을 미리 알아내 자신의 유방조직을 제거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이때 안젤리나의 유방암 발병 위험을 측정하는 데 활용한 유전자 검사 방식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이다. NGS는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초고속으로 분석할수 있는 기술로 유전자 검사를 일반화시킨 주인공이다. 특히 NGS는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를 미리 찾아내 개인별 맞춤형 치료를 가능케 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고있다. 여기에 2017년 NGS가 본격 상용화되면서 큰 폭으로 유전자 분석비용이 낮아지면서 대중화를 촉발시켰다. 분석비용은 기존 10만달러가 넘던 수준에서 최근 불과 100달러 안팎으로 낮아졌다.

NGS는 유전체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을 기존 초대형 장비 여러 대로 직결식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느라 몇주씩 걸리던 것을 소형장비 1대로 병렬식으로 처리하는 차세대 플랫폼을 활용, 단 몇시간으로 단축시켰다. NGS 기술을 활용하는 유전자 분석 장비 제조분야의 선두업체로 세계시장의 70%를 석권하고 있는 곳이 일루미나다. 일루미나는 48시간이내에 60여명의 유전체를 분석할수 있는 노바섹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대부분 항목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병원으로만 제한하고 있는 국내와는 달리 상당수 질병항목까지도 유전자 검사업체를 통해 소비자가 자유롭게 검사받을수 있는 미국은 성인 25명 가운데 1명 꼴로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받은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미국 유전자 분석 전문업체 23andme사만 지금까지 500만명 넘는 이용자에게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미국에서는 유전자 검사 전문업체만 90여개사가 난립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업체는 주로 가족,친족 관계 검사, 조상 및 뿌리 찾기, 라이프 스타일 및 웰니스, 질병 검사 등을 주력 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저렴해진 가격과 상용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유전자 검사 서비스가 대중속으로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특히 유전자 검사를 통해 얻는 데이터가 질병 사전 예측, 건강관리, 질병에 대한 맞춤형 처방과 치료 등에 유용하게 쓰일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이용자가 급증세다. 업계는 지난해 국내에서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받은 사용자가 12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한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주요 질환에 대한 유전자 검사도 병원이 아닌 유전자 검사업체에서 할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유전자 검사가 일반화되면 질병 발병을 미리 알고 예방할수 있어 전체적으로 국가의 의료보험 재정도 더욱 탄탄하게 만들수 있는 효과를 거둘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전자 검사 대중화는 몇년전까지 수천만원씩 하던 검사비용이 불과 10만원 안팎으로 급격하게 낮아진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현재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는 여러 항목을 묶어서 한번에 검사할수 있는 패키지 상품이 대세다. 예컨대 영양,피부,탈모 등 6가지 항목에 대한 유전자 검사 비용은 10만원, 12가지 항목은 15만원 수준이다.

일반적인 질병 발병 가능성을 알기 위한 유전자 검사 비용은 질병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개 15만~200만원 가량이다. 유전자 분석분야 세계 최고기업으로 평가받는 중국 베이징 게놈 인스티튜트(BGI)는 유전체 분석 비용을 1달러 수준으로 끌어 내리는 것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진행중이다.

유전자 검사의 활용도도 전방위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국내 유전자 검사업체 테라젠이텍스(066700)아모레퍼시픽(090430)과 손을 잡고 맞춤형 화장품을 연내 출시하기 위해 공동개발에 한창이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피부노화,탄력,색소 침착 등 개인별 유전적 특징을 파악, 최적의 화장품을 맞춤형으로 제공할수 있어 소비자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유전체 분석회사 EDGC(245620)한국콜마(161890)와 각각 제휴를 맺고 맞춤형 화장품 개발을 진행하고있다.

유전자 정보 기반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사업도 빠르게 성장하고있다. 개인별 유전자 특징을 파악해 각자의 체질에 맞는 건강기능식품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미 마크로젠은 동원F&B(049770)와 테라젠이텍스는 허벌라이프와 각각 손을 잡고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통한 맞춤형 건강식품을 제공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테라젠이텍스는 허벌라이프와 제휴를 통해 지난해에만 4만여명에게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 분야 국내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유전자 분석 데이터는 전공과 직업, 배우자, 주거지를 선택하는 데도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업계는 보고있다. 실제 이미 일본에서는 배우자를 선택하는데 개인의 유전자 분석정보가 필수적 준비물로 자리하고있다.

황태순 테라젠이텍스 대표는 “유전자를 분석하는 기술은 단순히 질병의 예측과 치료에 머물지 않고 헬스케어 분야를 뛰어넘어 우리 일상의 모든 분야를 바꾸게 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 의뢰 유전자 검사(DTC)분야 세계 시장규모는 1400억원 달했다. 매년 25% 정도 증가해서 2022년에는 3400억원 가량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태연, '깜찍' 좀비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