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전쟁]②'자연의 色' 삼성 퀀텀닷이냐 vs '자체발광' LG 올레드냐

  • 등록 2016-05-19 오전 6:00:00

    수정 2016-05-19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독신여성 A(35)씨는 두어달 전 이사를 하면서 가전과 가구를 새로 바꿨다. A씨는 냉장고와 소형가전, 침대 등 각종 세간살이를 차례차례 구매하던 그는 TV에서 갑자기 긴 고민에 빠졌다. 각 회사별 신제품은 많지만 어떤 제품이 더 좋은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았기 때문. A씨는 아직도 삼성전자(005930)의 퀀텀닷(양자점) SUHD TV와 LG전자(066570)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중에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퀀텀닷이냐 OLED냐’. 올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의 기술력을 내세우며 전 세계 TV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최초로 OLED TV를 출시했다가 생산을 잠정중단한 삼성전자는 대형 OLED 패널의 불안정성을 거론하며 퀀텀닷이 최고의 디스플레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LG전자는 ‘완벽한 블랙’을 구현할 수 있는 OLED TV가 현존하는 최고기술임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 “퀀텀닷, 자연 그대로의 색 재현”

퀀텀닷(Quantum Dot)은 액정표시장치(LCD) 기술의 하나로, 스스로 빛을 내는 미세한 반도체 결정을 말한다.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분의 1에 불과한 크기의 반도체 공정으로 제작되며 공정 단계에서 크기를 결정짓는다. 물질의 크기에 따라 색상이 달라지는데, 크기가 작을수록 파란색에 가깝고 클수록 빨간색에 가깝다.

퀀텀닷은 유기물이 아닌 무기물이므로 스스로 빛을 낼 수 없지만 내구성이 뛰어나다. 구조적으로는 컬러필터와 퀀텀닷 필름 뒤에 백라이트를 넣어 색을 재현해야 하는데, 색 재현율이 거의 100%에 가깝다. 삼성전자가 자연 그대로의 색을 재현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자사 퀀텀닷 SUHD TV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카드뮴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제곱미터(㎡)당 촛불 1000개 밝기에 해당하는 ‘HDR(하이다이내믹레인지) 1000’ 기술을 적용해 프리미엄 영상 표준에 맞췄다.

삼성전자의 퀀텀닷 SUHD TV는 현재까지 국내에서 지난해 신제품 출시 당시보다 50% 이상 판매가 증가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자연색을 그대로 재현한다는 퀀텀닷 디스플레이 자체의 특성 외에도 베젤을 없애고 곡선을 살린 고급스러운 디자인, 5년 무상 애프터 서비스 등이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LG전자 “OLED로 완벽한 블랙 구현”

OLED는 형광성 유기화합물이 전류와 반응해 빛을 내는 자체발광현상을 이용한다. 따라서 백라이트가 필요없고, 투명이나 플렉서블 등 다양한 형태로 변화시킬 수도 있다. 기존 TV보다 두께를 얇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LCD TV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색상 재현에 있어서는 LCD TV보다 완벽한 블랙을 표현할 수 있다. LCD TV가 백라이트에 의존해 블랙 색상을 표현하는 것과 달리 OLED를 그냥 꺼버리면 된다. OLED TV가 LCD TV에 비해 깊고 풍부한 색감을 낸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아직까지 유기물의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은 과제로 남아있다. LG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컬러필터를 넣은 화이트OLED(WOLED)로 TV를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자사 OLED TV에 넷플릭스와 워너브러더스 등의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들이 채택한 HDR 방식인 돌비 비전을 채용했으며, 측면 가장 얇은 부분의 두께가 4mm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모델 수를 2배 늘어난 10여종으로 확대했다. LG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OLED TV의 연평균 성장률이 241%에 이르고, 중국과 일본 TV업체들도 신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는 등 OLED TV가 대세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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