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쓸쓸하다? 밥부터 줄여보면

삶과 영혼 다독이는 '단식'
단순한 다이어트 아니야
올바른 단식법으로
지친 일상 추스를 수 있어
……………………………
음식을 끊다
스티븐 해로드 뷰너|276쪽|따비
  • 등록 2016-01-06 오전 6:16:30

    수정 2016-01-06 오전 6:16:30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인간에게 몸은 무엇일까. 한때 잘 먹고 육체노동을 하지 않는다는 상징이던 비만이 이제는 피트니스를 할 여유가 있음을 드러내는 근육질로 바뀌었을 뿐, 몸은 늘 부나 능력을 과시하는 수단이었다. ‘음식’ 또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 먹어야 하는 혹은 끊어야 하는 물질일 뿐이었다. 유례없이 음식이 풍요로워진 이 시대에 ‘단식’ 하면 다이어트가 떠오르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책은 ‘몸’과 ‘음식’으로 지친 삶과 영혼을 다독이는 치유서인 동시에 단식의 올바른 길을 보여주는 가이드북이다. 오랜기간 ‘힐링’으로 글을 쓰고 강연을 해온 저자는 단식을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회복하는 과정으로 본다. 단식을 그저 다이어트의 수단으로만 인식하는 것은 우리가 이 세계를 좀더 민감하게 느끼고 경험하는 힘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란 것이다. 단식은 영적·감정적·신체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세계 거의 모든 종교가 단식으로 신과 접촉하거나 내면세계와 대면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결국 지친 일상에서 자신을 추스르기 위해 단식은 꼭 필요한 도구란 것이다.

무조건 음식을 끊는다고 단식이 되는 건 아니다. 저자는 7가지 준비단계를 제안하며 올바른 단식법을 알려준다. 단식할 준비가 됐는지 판단하는 것이 처음. 마음의 준비를 끝냈다면 자신이 하려는 일에 어떤 종류의 단식이 도움이 될지, 시간이 얼마나 필요할지를 체크해야 한다. 단식 전 2~10주 동안 새로운 식단으로 몸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좋은 물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남용해선 안 되는 것도 단식이다. 아무리 좋다고 떠들어댄다 하더라도 최종 결정을 하는 것은 자신의 몸이다. 자신의 목소리에 먼저 귀 기울이고, 단식의 이유가 충분히 넘쳐날 때 시도해야 한단다.

“음식을 끊는 행위는 차츰 내게 스민 것과 이별하며 본래 지녔던 것을 찾는 고독한 여행.” 저자가 던진 몇몇 대목은 각박하고 찌든 일상을 버텨내는 이들의 가슴에 저릿한 울림을 준다. 덕분에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 쯤 “진정한 단식은 몸과 마음, 영혼을 정화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 단식을 통해 외로움·쓸쓸함·열정·분노·실패·배신 등의 감정까지 삶의 생생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강조는 과장이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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