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계급 연봉]SKT, 삼성전자·금융사 제치고 '연봉 1위'

인력효율성·조직슬림화가 고임금 배경
금융업종내 연봉 격차 "인적 구조 차이"
  • 등록 2014-10-13 오전 7:30:00

    수정 2014-10-13 오전 8:43:51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 올해 초 서울에 있는 명문 사립대학을 졸업한 강성일(28)씨. 그는 취업난 속에서도 코스닥 상장사인 한 중견기업에 당당히 입사했다. 비록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공기업이나 대기업은 아니었지만,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가족적인 분위기가 좋아 만족도가 높았다. 그러나 최근 대학 동기 모임 후 처음으로 자신의 선택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그날 모임의 화제는 단연 연봉이었는데 공기업·대기업에 들어간 동기들과 초봉이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까지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강씨를 더욱 씁쓸하게 한 것은 연봉 격차 자체보다 연봉 수준이 사회적 지위와 능력으로 평가되는 분위기였다.

취업 준비생 10명 중 7명(잡코리아 조사 결과)이 기업 지원시 고려하는 요인으로 연봉과 복지제도를 꼽는다. 연봉이 곧 계급인 시대상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고액 연봉자가 능력자로 통하는 우리 사회에서 직원에게 가장 많은 연봉을 지급하는 기업은 어디일까.

12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민간기업(코스피50 기업 대상) 중 지난해 기준 직원 평균 급여액이 가장 많은 곳은 SK텔레콤(017670)이다. 평균 연봉이 1억1200만원에 달했다. 세계 일류기업 삼성전자나 전통적 고액 연봉 업종인 금융업종을 누르고 연봉 순위 1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당사가 올해 창립 30주년인 만큼 장기 근속자 비율이 높고, 조직 슬림화와 높은 인력 효율성 등으로 연봉 수준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998년 3조5452억원이던 SK텔레콤의 매출액은 지난해 12조8604억원으로 3.5배가량 급증했지만, 직원 수는 3464명에서 4594명으로 32.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평균 근속 연수는 1998년 3.56년에서 2006년 10년을 넘어섰고, 2011년 12년으로 높아졌다.

이 관계자는 “회사 조직의 인력 구성을 보면 고학력자나 연구직 등의 전문직 비율이 높고, 인력을 충원할 때도 신입보다는 경력직원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직원들이 노련하다보니 생산성이 높아지고, 이것이 고수익·고임금으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에 이어 금융업종인 신한지주(055550)(1억1100만원)와 KB금융(105560)(1억600만원)이 연봉 순위 2~3위에 올랐고, 삼성전자(005930)(1억200만원)가 4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S-Oil(9460만원)·현대차(005380)(9400만원)·기아차(000270)(9400만원)·하나금융지주(086790)(9000만원)·SK(003600)(9000만원)·현대모비스(012330)(8700만원) 등이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한편, 같은 금융업종인데도 신한지주와 KB금융은 억대 연봉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053000)(8411만원, 12위)은 8000만~9000만원 수준으로 1000만~3000만원 수준의 임금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KB금융지주 관계자는 “회사 업력 등에 따라 인적 구조가 달라 임금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며 “당사의 경우 업력이 오래된 만큼 후발 업체와 비교해 상위 관리자(장기근속) 비율이 높고 신입 비율이 낮아 평균 연봉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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