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촌장’의 노래 가사다. 시간이 지나야 그 시절이 좋았던 걸 알고 한참이 흘러야 극복할 수 있었던 시련이었던 걸 안다. 시간이 지나야 그 시절이 제대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미국 연방은행장을 지냈던 윌리엄 맥체스니마틴은 ‘중앙은행은 파티가 한창일 때 그릇을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말은 쉽다. 문제는 어느 시점을 파티의 정점으로 볼 지다. 그 탓에 세계는 버블과 위기를 몇 번이나 오갔다.
이제 슬슬 파티를 정리해야 할 시점인가 싶었는데 간밤 유럽에서 또 일이 터졌다. 포르투갈 최대의 은행인 방코 에스피리토 산토(Banco Espirito Santo)에서 채권과 주식거래 중단을 선언하며 드러누웠다. 포르투갈 증시가 4.3%하락하는 가운데 남유럽의 문제아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모두 1~2% 미끄러졌다. 유럽 내 펀더멘털이 좋다는 독일과 프랑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미국 경기의 회복세가 이미 안정적인 만큼, 하반기 성장률을 유럽이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라 타격은 더 크다.
일각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가 확장 정책을 내놓으며 증시가 호전될 것이라는 의견도 펼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에게 아직 마지막 카드, ‘자산매입’ 조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두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고 유동성으로 쌓아올린 탑은 무너지기 마련이란 것을. 게다가 이제 자신감을 잃은 남유럽이 이끈다고 따라와 줄 지도 의문이다.
정부의 내수부양 의지나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가능성도 우리가 금융위기라는 숲에서 나오지 못했다면, 결국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다. 당분간은 코스피와 함께 유럽의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가 어디 있는지 부터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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