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강북지역의 중개업소를 차례로 돌았을 때다. 최근 당·정이 취득세 영구 인하 조치를 대책 발표일로 소급하기로 결정한 것 자체가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지 않겠냐는 판단에서였다. 예상과 달리 시장 반응은 시큰둥했다. 오락가락하는 부동산 정책 때문에 살아나는가 싶던 매수 분위기가 확 가라앉았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전언이었다. 한 공인중개사는 “시장을 살리는 방법은 정부가 더는 주택 정책을 내놓지 않으면 된다”는 말까지 했다. 물론 주택 거래가 잘되지 않다 보니 기자에게 불평을 쏟아내는 과정에서 극단적으로 한마디 내던진 것이긴 하지만 뒤집어 보면 그만큼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사실 정부가 시행 시기를 내년으로 정한 판단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돈이 들어가는 문제인 만큼 정부로서는 충분히 고려할 수도 있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이미 시행 시기는 내년으로 선 그어놓고 소급 여부는 국회에서 결정하라는 건 사실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정부의 입장 자체가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는 식이었다. 실천 의지도 없었으면서 대책만 남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