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명 국가대표 단복, 뻔한 정장 탈피…무신사 캐주얼로 세련미 담았죠"

무신사스탠다드 단복 디자인 실무자 인터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단복 제작
'백의민족' 테마 아이보리 색 데님 셋업으로 완성
습한 날씨 고려 흡한 속건 기능성 원단 사용
가성비 넘어 디자인·제작·마케팅 역량 뽐내
  • 등록 2023-10-04 오전 6:45:00

    수정 2023-10-04 오전 6:45:00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대다수 국가가 선보이는 뻔한 정장·트레이닝복 스타일 대신 무신사 스탠다드만의 캐주얼한 감성을 담은 데님 셋업 단복으로 우리 국가대표 선수단이 돋보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가 오는 2024년 파리올림픽까지 국제스포츠 대회에 참가하는 국가대표팀의 선수 단복 제작을 맡았다. 그동안 단복은 대형 패션기업이 제작한 것과 달리 무신사 스탠다드가 단순 가성비 브랜드 이미지를 넘어 디자인, 제작, 마케팅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선보이며 높은 단계 브랜드로 도약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27일 서울 성수동 무신사 본사에서 만난 김지훈 맨즈디자인팀 파트장은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단복은 정장 대신 무신사 스탠다드만의 캐주얼한 감성을 담은 게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는 박지은 제품디자인팀 파트장, 이나래 무신사스탠다드마케팅팀 팀장도 배석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성수동 무신사 본사에서 만난 무신사 단복 디자인 실무자들. 박지은(왼쪽부터) 제품디자인팀 파트장, 이나래 무신사스탠다드마케팅팀 팀장, 김지훈 맨즈디자인팀 파트장. (사진=백주아 기자)
무신사 스탠다드가 지난달 8일 공개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폐회식용 단복 테마는 ‘백의민족’(白衣民族)이다. 한민족의 상징이자 지조와 기개를 상징하는 백의를 아이보리 컬러의 데님 셋업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이 팀장은 “대회 출전 선수들 연령대가 2030세대가 대부분인 만큼 선수들이 대회를 마치고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단복을 제작하기로 방향을 잡았다”며 “백의민족이라는 키워드에서 출발해 백색의 데님 셋업을 제안했고 기존 정장 스타일이 아닌 보다 진보적인 디자인이 채택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 단복은 데님 소재의 상·하의를 비롯해 신발, 가방, 벨트 등의 액세서리까지 합쳐 8개의 아이템이 한 세트로 구성됐다. 데님 트러커 재킷, 스트레이트 핏 데님 팬츠 등의 주머니에는 한옥의 팔작 지붕을 표현한 스티치와 전통 북을 모티브로 한 단추, 노리개 형태의 키링, 태극문양 슈레이스 탭을 달았다. 각 아이템마다 다양한 한국 전통의 디자인을 더해 우리 고유의 멋을 강조한 것이다.

김 파트장은 “신석교 남자하키 감독이 기존 단복과 달라서 어색해했다. 단복 제작 의도에 대해 설명하니 젊었을 때 좋아하던 스타일을 다시 입을 수 있게 됐다며 주말에 입고 나가면 가족들도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며 “가장 기억에 남고 디자이너로서 느낀 큰 감동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아시안게임 개최지 항저우 날씨를 고려한 기능성 원단도 사용했다.

박 파트장은 “덥고 습한 날씨를 반영해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 방지 및 활동성 제고를 위해 흡한속건 기능성 섬유 쿨맥스가 혼용된 스트레치 데님 소재를 선택했다”며 “캐주얼한 디자인의 아이템인 만큼 대회가 끝나도 개인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5인이 참여한 개·폐회식 단복 화보. (사진=무신사)
무신사 스탠다드는 2017년 론칭 이후 슬랙스, 데님, 티셔츠 등 아이템을 앞세워 급성장해왔다. 착한 가격에 트렌디한 디자인, 높은 품질 등 3박자를 갖추면서 지난해 2000억원의 매출을 돌파해 명실상부한 경쟁력 있는 K패션 브랜드로 성장했다.

김 파트장은 “1200여명에 달하는 국가대표 선수단의 사이즈를 맞추기 위해 진천 선수촌과 각 종목 훈련장을 수차례 방문하면서 단복을 제작했다”며 “대한체육회와 지속적 소통을 통해 새로움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둔 만큼 고생한 많은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세련되게 돋보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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