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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예금은 원화가 아닌 달러로 통장에 돈을 넣는 상품이다. 수시입출식 상품도 있고 정기 예·적금처럼 기간을 정해놓고 투자하는 상품도 있다. 이달 달러예금 잔액이 줄어든 이유는 간단하다. 8월 원·달러 환율이 1340원을 뚫는 등 ‘고점을 찍었다’라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연초나, 지난해 달러를 매수했던 사람들이 환차익을 얻기 위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1월 3일 1193원이었던 원ㆍ달러 환율은 한 달만인 2월3일 1204원으로 올랐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지난 6월 1300원대를 뚫었고, 7월 6일과 15일 각각 1310원, 1320원을 돌파했다. 그리고 지난 22일에는 장중 1340원을 넘었다. 환율이 장중에 1340원을 넘어선 건 지난 2009년 4월 이후 13년 만이다. 만약 연초에 달러를 매수했던 사람이라면 8월 22일 기준으로만해도, 단순계산으로 1달러당 147원의 이익을 얻은 셈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통장에 쌓여 있던 달러가, 이달 들어서 빠지기 시작했다”며 “연초에도 달러가 계속 쌓이다가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기면서 달러예금 규모가 줄었는데, 이번에도 환율이 고점이란 소식에 비슷한 현상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 매도도 상당했을 것”이라며 “특히 국제 무역거래를 하는 법인들의 경우 달러값이 쌀 때 통장에 달러를 쟁여두고 있다가, 요새처럼 달러값이 비싸질 때 이를 빼서 쓰곤 한다”고 전했다.
현재 원ㆍ달러 환율은 1340원 선에서 숨고르기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1350원선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대란과 함께 가뭄 등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는 유럽, 특히 중국의 경기 둔화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강달러 현상은 심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달러는 연준의 정책 기조와 미국과 유럽의 체력 차이를 반영해 강보합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원ㆍ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