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에서 한·미·일 3각 공조체제가 무너지게 됐다는 사실이 가장 걱정이다. 평소에는 군사정보 교류가 별 의미가 없다고 해도 유사시에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최근 방한했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 고위 당국자들을 통해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데서도 그 전략적 가치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끊이지 않는데다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무단침범도 급증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그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지소미아 파기 쪽으로 방향이 잡힌 것이다. 정부 일각에서 조건부로 연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돌았지만 결국 무위로 그쳐 버렸다. 지소미아가 파기됨으로써 양국 관계가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는 점이 문제다. 하지만 양국 정부가 최소한의 대화만큼은 이어가야 한다. 지소미아 파기가 불가피한 결과라고 해도 서로 완전히 교류를 끊고 지낼 수는 없는 일이다. 안보 구멍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