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부평구에 있는 대원인물 본사에서 만난 최도현(61) 대표는 철강용 나이프 국산화의 산 증인이다. ‘인물(刃物)’이라 불리는 철강용 나이프는 모든 철강제품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절단공정의 핵심부품이다. 특수강(합금공구강·合金工具鋼)이 주재료인 인물은 다양한 형태의 철강 제조공정 중 주로 폭과 길이를 절단하는 데 쓴다. 방대한 양을 일일이 산소용접기나 수압을 이용해 절단하는 공정보다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국내에서도 인물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대기업이 들어올 여지가 작다. 이미 시장이 형성된 터라 신규 중소진입자도 없는 상황. 인물산업은 국내 철강업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국내 철강용 나이프 점유율 1위(60%)인 대원인물은 지난 2013년 매출액 111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후 철강경기 침체로 지난해 79억원까지 매출이 떨어졌다. 주요 납품처인 포스코(005490)를 비롯해 현대제철(004020), 동국제강(001230), 세아제강(003030)은 물론 신일본제철, 중국의 흥리, 스웨덴 G&L 등 세계 주요 철강업체들이 모두 대원인물 제품을 쓴다.
|
시간이 흐르며 대원강업의 인물 품질도 향상됐다. 하지만 연 매출 수천억원의 회사에서 인물 사업부는 주목받지 못했다. 반면 최 대표는 끊임없이 경영진을 괴롭혔다. 그는 “칼날 사업을 하면 ‘설비를 더 투자해야 한다’. ‘영업에는 얼마를 더써야 한다’ 등을 끊임없이 부사장에게 말했다”며 “부사장이 ‘그러면 차라리 인물 사업부문을 가지고 나가라’는 제안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대원인물은 KTX 열차의 흔들림과 소음을 방지하는 연결부 강체인 ‘실드 너클(Sealed Knuckle)’도 개발했다. 최 대표는 “이 또한 스위스, 독일에서 수입해오던 것을 국산화한 사례”라고 말했다. 그는 “앞선 품질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전력을 쏟겠다”며 “철강용 나이프에 쏠린 매출 분포를 분산하기 위한 제품 연구개발에 더 힘쓰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