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이번 주에도 국내증시는 시원한 반등을 보이긴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의 경기부양정책 기대감 등으로 반등을 시도하겠지만 부진한 경제지표에 따른 펀더멘털 우려로 지수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와 사드 배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여전히 악재로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2.22~26) 코스피는 전주대비 0.20%(3.92포인트) 오른 1920.16에서 마쳤다.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상승폭을 제한적이었다. 전주의 기술적 반등 이후 모멘텀과 매수 주체의 부재로 숨고르기 장세를 보였다. 산유국들의 감산 이슈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 중국 상하이증시의 급락 등의 이슈에 따라 지수가 갈팡질팡했다. 지난 한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361억원, 외국인은 2773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둘 모두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인 26일에 순매수를 늘렸다.
이번주 코스피는 단기 반등에 나서겠지만 반등 폭이 크진 않을 전망이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정책 기대감으로 단기 반등이 가능해 보인다”면서도 “펀더멘털이 부진해 변동성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완화정책과 중국 경기부양책,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 등 주요국 정책 기대감과 국제유가 급등이 증시에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주요국 경제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고 기업 실적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는 등 펀더멘털 개선은 나타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오는 4일 미국 2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다. 시장에선 민간고용 기준으로 전월비 18만5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월 15만8000명 대비 개선된 수치다. 고 연구원은 “견조했던 미국 서비스업 지표와 소비자기대지수가 둔화했다”며 “미국 고용은 시장 예상치를 소폭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코스피는 급격한 변동성 확대 이후 수렴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번주 국내 수출입지표, 미국 고용지표를 앞두고 있어 코스피의 수렴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주 가장 주목할 이슈는 중국에서 열리는 양회다. 중국에선 오는 3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5일 전국인민대표회의가 개최 된다. 올해는 13.5규획(2016년~2020년)의 원년으로 이번 양회에선 13.5규획에 대한 구체적인 안건에 대한 심의와 의결을 한다. 13.5규획의 공급측 개혁 중 과잉생산설비 해소 방안이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양회 이후 공급측 개혁의 구체화를 통해 좀비기업의 퇴출, 국유기업 합병,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단행이 전망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방안의 방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기업의 합병과 청산 시 인력 조정 없이 물리적 합병에 그쳤던 과거와 달리 이번엔 중국 정부가 일정 부분 실업자를 양산하더라도 과잉 생산을 해소하겠다는 의지가 높다”고 강조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양회에서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과거에도 성장률 자체보다는 후속 대책에 대한 평가가 시장 방향을 결정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