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한국서 전기차 '빅3' 나왔으면

현대차,삼성,LG 글로벌 빅3 도약 잠재력 충분
빅3 등극이 한국경제 제2도약 계기될 것
  • 등록 2016-02-04 오전 7:00:00

    수정 2016-02-04 오전 7:00:00

[이데일리 류성 벤처중기부장] “휘발유 자동차는 늦어도 15년내 과거 마차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 자리는 전기차가 대체할 것이다.”

전기차 및 에너지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토니 세바(Tony Seba) 스탠퍼드대 교수가 최근 그의 화제작 ‘에너지 혁명 2030’에서 내놓은 전망이다.
허황된 얘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가 제시한 근거는 충분한 설득력을 갖는다. 무엇보다 전기차는 에너지효율이 휘발유차에 비해 5배나 높다. 전기차 연료비와 유지보수비는 휘발유차 10분의 1에 불과하다. 가격도 빠르게 휘발유차에 근접한다.

이미 안전성과 성능, 디자인 면에서 전기차는 휘발유차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미국 최대 소비자잡지 컨슈머리포트는 전기차 강자인 테슬라의 모델 S를 이제껏 테스트한 자동차 가운데 역대 최고라고 극찬했다. 이 모델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이 실시한 안전도 테스트를 받은차 가운데 가장 높은 안전등급을 받았다.

토니 세바 교수의 전망은 도로위 전기차를 보기힘든 국내현실에서 아직은 실감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2030년 이내 전기차가 자동차시장을 장악할 것이라는 예측은 그 시기에 다소 차이가 있을지라도 분명 현실이 될 것이다.

전기차는 자동차 산업판도를 통째로 바꿔놓을 것이다. 휘발유차 중심 자동차 제조업은 물론 자동차 유통, 정비, 부품, 주유소등 자동차 전·후방 산업까지 판이 새로 짜이게 된다. 전기차 혁명은 인터넷 혁명에 버금가는 산업혁명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이 파고를 뛰어넘는 기업에게는 도약의 기회로, 반면 이를 외면하는 기업에겐 생존을 위협하는 악재로 각각 작용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전기차 혁명에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가. 국산차 대명사인 현대차(005380)는 물론 IT 중심 삼성, LG 모두 겉보기에는 전기차 사업에 진력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현대차는 여전히 휘발유차에 강한 애착을 보인다. 사업근간이 내연기관 차라는 태생적 한계에서겠지만 싫든 좋든 하루빨리 전기차를 사업의 중심축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미래가 보인다.

IT로 무장한 삼성과 LG는 전기차배터리, 모터, 충전기 등 핵심 전기차 부품사업에 집중한다. 아직 두 그룹 모두 전기완성차 사업에는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두 그룹은 GM, BMW,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전기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기에 이들 눈치를 볼수 밖에 없다. 전기완성차 사업에 뛰어드는 순간 이 업체들은 동지에서 적으로 돌변, 거래를 중단할 것이다.

하지만 시기 문제일 뿐 삼성과 LG는 결국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 것이다. 두 기업은 IT 기술력이 전기차 핵심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휘발유차 제조사들보다 경쟁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전기차 부품사업만으로 만족할 수 없을 것이고 만족해서도 안되는 이유다.

국내에서 전기차 글로벌 ‘빅3’ 등장을 기대하는 배경이다. 세계 자동차산업에서 압축성장의 대명사가 된 현대차, 글로벌 종합IT기업인 삼성과 LG. 이 3대 그룹의 강점과 저력이 제때, 제대로 발현된다면 전기차시대 글로벌 빅3로 도약할 여지는 충분하다.

재계 총수들은 맨손으로 기업을 일궈낸 선대 창업자들에 비해 도전과 기업가정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현대차, 삼성, LG가 전기차 빅3로 자리매김한다면 이런 비판은 사라지고 ‘선대보다 낫다’는 재평가가 쏟아질 것이다. 전기차 전성시대를 발판삼아 한국경제도 제2도약의 계기를 맞게 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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