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서 본 '동구권 몰락' 지금 되짚는 이유

다시 보는 역사의 현장
최맹호ㅣ396쪽 ㅣ나남
  • 등록 2016-01-06 오전 6:16:00

    수정 2016-01-06 오전 6:16:00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1990년 독일의 록그룹 스콜피온스는 ‘윈드 오브 체인지’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8월의 어느 날 모스크바의 고리키공원을 걸어가는데 예전에는 느끼지 못한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더란 내용이다. 가사처럼 결국 공산주의 종주국인 소련은 ‘변화의 바람’을 타고 이듬해 해체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시작은 1989년부터였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저항의 물결에 폴란드와 헝가리의 공산정권이 무너졌다. 그해 11월 베를린장벽의 붕괴와 함께 찾아온 동서독의 통일은 동구 사회주의 국가의 앞날을 예고하는 상징이었다.

한 일간지 고문으로 있는 저자는 20세기 최고의 격변기였던 1989년부터 5년간 동유럽 공산정권과 소련이 붕괴되는 순간에 기자로서 현장에 있었다. 88올림픽 이후 동구권과 수교를 하면서 현지 취재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동구권 순회특파원이란 전인미답의 길을 걸으면서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을 생생하게 지켜봤다. 남과 북이 이데올로기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감회는 각별했고 의욕은 넘쳤다. 숱한 자료를 모았고 기록을 남겼다.

1990년 불가리아에서 만난 북한동포, 체코에서 경험한 비밀경찰 뒷이야기 등 첩보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가 특히 눈길을 끈다. 공산정권이 왜 붕괴했는지 직접 겪은 경험을 사료로 남겨야겠다는 사명감이 배어 있는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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