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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는 최근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국제연합(UN)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를 소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1~2020년 평균 지구 표면 온도는 산업혁명 시기인 1850~1900년 평균에 비해 1.09℃ 높아졌고, 해양은 0.88℃ 높아졌다. 와편모류 등 일부 원생동물은 온도가 높아지면 활발하게 자라지만, 일정 온도를 초과하면 오히려 사멸한다. 정 교수는 “해양 온도는 1℃만 높아져도 해양 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플랑크톤, 원생생물 등이 줄어들고, 생태계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해수면 온도가 더 올라간다면, 아열대 생물들은 한반도 바다를 새 터전으로 삼게 된다. 정 교수는 “최근 난류성 어종의 북상은 물론, 해조류 표면에 붙어 사는 독성을 가진 ‘아열대성 부착조류’도 한반도에서 발견되는데, 통상 한반도의 겨울을 버티지 못했던 것들이 정착에 성공하며 영구적으로 생태계가 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또 “독성이 있는 조류가 한반도에서 살아남는다면 미역과 다시마를 예전처럼 마음 편히 먹지 못하며 예전과 같은 식생활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의 일상까지 파고드는 해양 생태 문제를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장기적인 연구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스크립스 해양연구소의 경우 1940년대 말 미국 캘리포니아 연안에서 정어리가 잡히지 않자 여러 대학들과 함께 ‘캘코피’(CalCOFI) 프로그램을 만들어 무려 70여년간 연구를 진행했다. 이후 축적된 데이터는 전세계 과학자들에게 개방돼 후속 연구에 도움을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일상 속 작은 실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 교수는 “집 안에서 필요 없는 조명을 하나 끄는 것만으로도 이산화탄소 감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작은 일이더라도 스스로 가치를 평가하며 실천하는 것을 이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