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에…소비심리지수, 석 달째 기준선 하회

한국은행, 11월 소비자심리지수 발표
소비심리지수 97.2로 넉 달째 하락
거래 줄고 가격도 내려…주택가격전망지수 6p↓
기대인플레 3.4%…20개월째 3%대 지속
  • 등록 2023-11-28 오전 6:00:00

    수정 2023-11-28 오전 6:00:00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우리나라 소비심리지수가 석 달 연속 기준선인 ‘100’을 하회했다. 수출 경기가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내수 부진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4%로 지난달과 동일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서울 한 대형마트에 배추와 무가 진열돼 있다.(사진=연합뉴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은이 10~17일 동안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0.9포인트 하락한 97.2로 집계됐다. 넉 달째 하락세이며, 기준선인 100을 석 달 연속 하회했다.

한은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기대가 축소되고, 수출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였지만,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소비심리지수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표 중 3개(현재생활형편·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 지표의 기여도가 하락했다. 현재생활형편이 1포인트 떨어졌고, 소비지출전망과 현재경기판단이 각각 2포인트씩 떨어졌다. 높은 물가 수준에 따라 현재생활형편 심리가 하락했고, 이에 따라 소비 여력이 둔화된 것이다.

출처=한국은행
경기에 대한 심리가 나빠지니 취업기회전망CSI도 하락했다. 전월보다 1포인트 떨어진 77을 기록했다. 임금수준전망도 1포인트 떨어진 115로 집계됐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02를 기록, 전월 대비 6포인트나 급락했다. 2개월째 하락세다.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거래량도 부진한 가운데 대출금리가 높은 수준을 지속한 영향이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49로 전월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 대비 3.8%로 시장 예상보다 높았지만, 국제유가가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면서 물가 전망 심리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의 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은 4.1%로 전월과 동일했다.

향후 1년간의 물가상승률 전망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전월과 동일한 3.4%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4월부터 20개월 연속 3% 이상을 보이고 있다. 향후 1년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64.6%), 농축수산물(39.4%), 석유류 제품(37.9%) 순이었다. 전월에 비해 공업제품(7.3%포인트)과 농축수산물(6.9%포인트)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석유류제품(-24.5%포인트) 비중은 감소했다.

한편 금리수준전망CSI는 119로 전월보다 무려 9포인트나 하락했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면서 기준금리 인상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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