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코로나 회복에 해외수주 돌파...삼성물산 1위

1분기 79억 8000만달러 수주...전년比 71.3%
상위 10대 기업이 1분기 수주의 91% 차지
  • 등록 2021-05-10 오전 6:20:49

    수정 2021-05-10 오전 6:20:49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국내 대형건설사가 해외수주 실적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 세계가 백신보급에 따라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고 경기부양을 위한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수주고를 착실히 쌓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분기 국내 건설사의 수주액은 79억 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1.3% 수준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백신 보급 확대에 따른 각국의 경제활동과 인프라 확충 재개 움직임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정유·석유 화학 등의 산업설비 공사 수주가 증가했다. 2021년 세계 건설시장은 전년 대비 4.8% 성장한 11조 3000억달러로 전망된다.

연초 주춤했던 수주액은 3월 들어 증가하는 모양새다. 올 1월 수주액은 23억 6000달러로 전년 대비 42% 수준이었다. 2월에는 39억 2000만 달러를 수주했고 3월에는 79억 8000만달러를 수주해 우상향 추세다.

삼성엔지니어링, 베트남 플랜트 건설 사업 현장. (사진=삼성엔지니어링)
산업 설비, 건축, 토목 중심의 대형프로젝트를 수주해 지역 다변화 성과도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중동42%, 아시아 25%, 북미·태평양 19% 순이다. 우리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열세이던 북미·태평양과 중남미,유럽 지역에서 산업설비 중심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북미 태평양의 수주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2593% 증가했다.

다만 주력시장인 중동과 아시아 지역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30%포인트 감소했다. 저유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예산축소, 사업계획 변경 등의 영향으로 입찰결과 발표와 계약체결이 지연되면서다. 카타르LNG와 사우디 담수화 공사를 제외하고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하지 못한 상황이다.

공종별로 보면 산업설비가 65%, 건축 13%, 토목 11% 순이다. 산업설비 부문은 주력시장인 중동지역 외에 북미·태평양, 아시아, 중남미 지역에서도 정유 등의 대형공사를 수주했다. 엔지니어링 부문은 기존 설계와 감리중심에서 고부가가치의 건설사업관리(PMC), 유지관리(O&M), 기본설계(FEED)로 범위를 확대했다.

수주는 대형 건설사 위주의 실적 개선세가 눈에 띈다. 상위 10대 기업이 1분기 수주의 91%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수치다.

수주점유율 1위는 삼성물산이다. 카타르의 대형 LNG공사 수주 등으로 1분기 23억 3900만달러를 수주했다. 2위는 두산중공업으로 사우디와 괌에서 대형 담수와 발전 공사를 수주했다. 3위는 현대건설로 총괄관리(PMO) 연계 사업인 페루 친체로 공항부지 공사를 수주했다. 뒤를 이어서 SK건설, 현대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디엘이앤씨, 포스코 건설 등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데다 사업계획을 축소하거나 발주를 지연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우리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사업 중심의 재편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 정책도 우리 기업의 수주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여러 돌발 요소들이 있지만,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해외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건설사의 경우 선진국보다 개도국에서 수주 실적을 쌓은 데다 국내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발주가 적은 탓에 관련 실적을 쌓지 못해 향후 건설 트렌드를 따라가기에 제한요소가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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