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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한 육아 카페 회원이 올린 ‘홀에서 치킨 먹으면 홀비 받네요’란 제목의 글이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빠르게 퍼져나갔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러다 포장비도 받겠다” “서빙비도 따로 받지” 등 특정 브랜드 거부 조짐까지 일고 있다. ‘홀비’(내점가)란 매장에서 음식을 먹을 때 부담하는 일종의 ‘자릿세’를 말한다.
치킨 배달료 추가 문제에 ‘홀비’ 논란까지 겹치면서 온라인 공간이 들썩이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일부 지점에서 추가 비용을 받는 일이 특정 브랜드에 국한된 건 아니지만, “소비자들만 ‘봉’”이란 불만이 터져나온다.
가맹 본사들은 “현행 가맹거래법상 치킨 가격은 ‘권장가’이기 때문에 가맹점에서 추가로 정하는 비용은 권한 밖의 일”이라는 입장이다. 할인 판매나 비용 추가 등은 점주가 알아서 결정할 사항이란 얘기다.
계약상 명시적인 세부 사항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임대료가 높은 특수 상권의 일부 매장에서 추가 비용을 받는 곳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임대료 상승까지 겹치면서 본사 측과 협의하고 추가 비용을 받는 곳이 있다”고 귀띔했다.
점주들은 영업 이익을 고려해 추가 비용을 받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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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특수 상권 등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매장에서 먹는다는 이유로 추가로 비용을 부담하는 게 과연 합리적인가 하는 부분이다.
대학생 안모(27)씨는 “배달비에 홀 비용까지 받으면 어떻게 먹든 정가(定價)보다 비싼 값을 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메뉴판 가격과 실제 비용이 다른데 치킨 값을 올리지 않는다 한들 무슨 소용이냐”고 반문했다.
배달비 유료화까지 겹치면서 추가 비용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교촌치킨이 배달 서비스 이용료(2000원) 유료화를 공식 선언한 데 이어 굽네치킨 역시 이달 1일부터 1000원의 배달료를 추가로 받기로 했다.
BBQ·bhc 등은 당분간 배달료를 포함한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지만, 업계에서는 인건비와 임대료 등이 지속적으로 오른다면 가맹점주 권한의 추가 비용 인상이나 배달 서비스 유료화 선언이 잇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