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장애'한국인④] "당신도 결정장애" TV·앱이 선택해준다

MBN '언니들의선택' 등 선택돕기 프로그램 인기
결정 돕는 플빅·북플·맞춤쇼핑몰도 생겨나
전문MD·빅데이터분석 등 구매유도도
G9·쇼킹딜십일시 등 전년比 최대 3~4배↑
  • 등록 2015-05-29 오전 6:15:30

    수정 2015-05-29 오전 7:32:02

결정을 못하는 이들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돕겠다는 취지로 기획된 MBN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선택’의 한 장면(사진=방송캡처).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수천개의 다이어트 보조식품 중 뭘 구입할지 고민하게 마련이죠. 홈쇼핑채널을 참고하면 요즘 트렌드를 알 수 있어요. 이 제품이 최근 홈쇼핑서 불티나게 팔리는 보조제죠.” “운동 없이 팥만으로 21일 만에 11kg을 감량한 이를 제작진이 직접 따라가 봤습니다.”

한 케이블 방송에서 이른바 ‘다이어트 신’이라 불리는 여성들이 떼지어 나와 생생한 살빼기 노하우를 전수 중이다. 삼시세끼 꼬박 챙겨 먹으면서 살 빼는 비법부터 보조제 선택 요령, 올 상반기 홈쇼핑 4사에서 팔려 나간 보조제 베스트3 등 다이어트에 실패한 이들이라면 혹할 만한 폭풍 수다가 이어졌다.

MBN 예능프로그램 ‘언니들의 선택’은 결정의 갈림길에서 어느 하나를 고르지 못하는 ‘현대판 햄릿’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돕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지난 2월 28일 첫 방송 이후 최근까지 총 13회에 걸쳐 뭘 먹을지, 뭘 살지, 뭘 입을지, 뭘 할지 등을 다뤄오고 있다.

‘누가 대신 정해줬으면 좋겠다’는 한마디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은 또 있다. ‘야식 먹을까 말까’ ‘서울 살까 고향 갈까’ 등의 고민을 나누는 토크쇼 ‘김제동의 톡투유: 걱정말아요 그대’(JTBC), 문제의 심각성을 방청객 투표로 측정하는 ‘안녕하세요’(KBS 2TV)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다가 “이 사람과 헤어져야 할까요”란 지극히 사적인 선택을 불특정다수의 투표로 결정하는 ‘마녀사냥’(JTBC) 같은 프로그램도 가세했다.

타인의 질문에 “글쎄”라든가 “야식 먹을까 말까” “뭐 입지?” “살까 말까” 등과 같은 사소한 질문을 반복적으로 자주 입에 올린다면 ‘결정장애’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두 가지 상품을 비교해 회원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스마트앱 ‘폴빅’.


새로운 사업유형도 등장했다. G마켓이 2013년 4월 업계에 처음으로 선보인 큐레이션 쇼핑사이트가 실례다. 결정을 못하고 갈등하는 소비자를 위해 전문 MD가 좋은 상품을 추천해주는 식. 오픈마켓 업계에 따르면 G마켓의 ‘G9’이나 11번가의 ‘쇼킹딜십일시’ 등 주요 큐레이션 쇼핑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4배나 급증했다. 11번가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정보가 넘쳐나는 상황에서 차라리 누군가의 결정을 따르고 싶은 심리를 파고든 것이 적중한 셈”이라며 “빅데이터 분석과 전문 MD의 엄선에 따라 오픈마켓에서 팔던 4000만개 이상의 상품을 7000~1만개로 줄여 쇼핑피로도를 낮춘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결정장애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자 서비스는 스마트폰으로까지 들어왔다. 앱 검색창에 ‘결정장애’를 입력하면 ‘뭐 무꼬?’ ‘폴릭’ ‘결정의 신’ 같은 앱들이 줄줄이 뜬다. 이들 앱은 주로 두 가지 상품을 비교해놓고 회원투표를 통해 결정을 돕는다. 책 선택을 돕는 온라인서점 알라딘의 ‘북플’이나 시청자 취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추천하는 올레 TV의 ‘감성 큐레이션’도 진화하는 결정장애 서비스 중 하나다.

JTBC ‘마녀사냥’의 한 장면(사진=방송캡처).
▶ 관련기사 ◀
☞ ['결정장애'한국인①] "내 결정, 님이 해주세요"
☞ ['결정장애'한국인②] "대기자 3000명" 점집 몰리는 2030
☞ ['결정장애'한국인③] "대신 골라드립니다" 큐레이션 인기
☞ ['결정장애'한국인⑤] "별걸 다 물어" 황당질문 멘토된 네이버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추위 속 핸드폰..'손 시려'
  • 김혜수, 방부제 美
  • 쀼~ 어머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