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칼럼] 건강검진시 '구강검진'도 꼭 챙기세요

  • 등록 2015-04-02 오전 4:56:36

    수정 2015-04-02 오전 4:56:36

[박영채 대한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현대인의 가장 큰 관심사는 돈과 건강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십년 전만 해도 생소하고 유난스러워 보였던 ‘건강검진’이란 단어는 이제 제법 익숙한 개념으로 자리 잡았다.

국민건강보험에 의해 직종별로 2년에 한번, 혹은 1년에 한번 일반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고, 연령이나 성별에 따라 암 검진이나 생애전환기 건강진단도 받을 수 있다. 영유아 건강검진도 건보공단의 보장 대상에 포함된다. 굳이 건강보험을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개인적 차원에서 해마다 건강검진을 챙기는 이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건강검진 시 구강검진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국가건강검진의 경우, 원칙적으로 일반검진을 받을 때 구강검진도 함께 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구강검진 수검률은 일반검진 수검자의 30%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구강검진으로 구강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범위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좋은 수단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한 외래다빈도질환 통계자료를 보면 구강질환이 차지하고 있는 순위가 상당히 높다. 2011년도를 기준으로 전체 외래진료 중 ‘치은염 및 치주질환’이 두 번째로 많았고, ‘치아우식’이 7위, ‘치수 및 치근단 주위조직 질환’이 11위를 차지했다. 세 질환에 대한 진료건수만 해도 2천만 건이 넘었다.

이렇듯 외래진료에서 구강질환이 차지하는 높은 순위를 고려하면, 구강검진 수검률을 높이는 것이 얼마나 시급한 과제인지 짐작할 수 있다. 현재로써는 건강검진 시 구강검진을 생략해도 아무런 처분을 할 수 없지만, 차차 관련 규정을 마련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

구강검진 수검률을 제고하는 동시에 파노라마방사선검사를 도입하는 것도 추가적으로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현재 구강검진은 의사의 육안을 통해 구강상태를 살펴보는 시진(視診)으로만 이뤄지고 있어 어느 정도 한계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파노라마방사선검사를 도입하면 11~20초의 간단한 사진 촬영을 통해 치아뿐만 아니라 잇몸뼈나 턱뼈의 질환도 발견할 수 있다.

실제 파노라마 사진은 충치나 잇몸질환 확인, 악관절 질환 진단, 영구치 맹출 여부 확인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비교 연구에 따르면, 파노라마 검사를 통해 치주질환 31.9%, 치아우식증 23.1%, 매복치 33.6%, 상악동 이상 11.6%, 하악과두 이상 2.1%, 선천성 및 후천성 치아 이상 24.5%를 더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구강질환 확인에 있어 일반 시진보다 파노라마 검사가 더 효과적인 셈이다.

구강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후적 치료보다 정기적인 검진과 꾸준한 관리를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하지만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이마저도 쉽지 않게 느껴진다. 따라서 건강검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건강검진 시 빠짐없이 구강검진을 받도록 하는 것, 그리고 검진을 내실화해 질병을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바로 이런 수단들이 오늘날 국민 구강건강 증진을 위해 필요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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