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적인 인자·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 추정, 정확한 원인 없어
크론병은 만성 염증성장질환으로 입에서부터 식도, 위, 십이지장, 소장, 대장, 항문까지 음식물이 지나가는 소화관 전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병이다. 크론병이라는 이름은 1932년 이 병을 처음 발견한 미국의 의사였던 ‘버나드 크론(Bernard Crohn)’ 박사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크론병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발병한다고 알려졌지만, 지금까지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유전적인 소인이 있고 특정한 환경적 인자가 자극되었을 때 우리 몸에서는 자연스러운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데, 크론병은 면역 반응이 생길 때 면역계의 교란이 발생하면서 발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적인 인자’로는 미세먼지,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꼽히지만 이마저도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
◇ 평생 관리가 필요한 질환, 유병률 증가 중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크론병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은 현저히 낮았다. 하지만 최근 한 유명인의 크론병 투병 고백과 의학 드라마 속 사례로 크론병이 언급되며 조금씩 질환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원래 크론병은 서양의 질병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국내에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장질환이 최초 등장했던 것이 1990년대였다. 이후 크론병 환자들이 계속해서 증가해 현재 국내에는 2만 명에서 2만 5천 명 정도의 환자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인구 규모로 따지면 적은 숫자지만, 완치가 어렵고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크론병의 유병률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크론병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수는 33,238명이다. 2019년 24,133명에 비해 27% 넘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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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생활 서구화로 10대·20대 젊은 환자 증가 추세
◇ 복통·설사 등 과민성대장증후군과 혼동 주의
복통이나 설사 등의 크론병 증상이 과민성대장증후군과 혼동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크론병의 증상은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상당 부분 유사하다. 잦은 복통과 설사만으로 두 질환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크론병은 소화관 외 다른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눈에 이상이 있다든지, ▷피부 발진, ▷관절통 등이 동반되는 등 ’장관 외 증상‘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크론병을 의심해야 한다.
◇ 임상소견과 전문가의 영상학적 검사 결과 종합해서 진단해야
크론병은 다양한 내과적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비교적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염증에 효과가 있는 항염증제를 먼저 사용한다. 급성 악화기에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하며, 면역조절제는 스테로이드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스테로이드를 중단했을 때 유지 약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생물학적제제가 널리 사용되면서 환자들의 증상이 급성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 하지만 만에 하나 협착이 생기거나 천공, 혹은 암이 생긴다면 결국 외과적인 수술을 할 수밖에 없기에 크론병은 내과적인 치료는 물론 외과적인 치료도 매우 중요하다.
◇ 환자와 동고동락, 평생 가는 의료진, 생활 습관 관리 중요
크론병의 발생 기전이 명확하지 않다고 해서 그저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최대한 인스턴트 음식을 최소화하고 과거 우리 조상이 했던 것처럼 한식 위주의 밥상을 가까이한다면 좀 더 크론병의 위험에서 멀어질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적당한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는 만병을 예방할 수 있는 건강한 습관임을 잊지 말자.
크론병은 발병하면 장기간 혹은 평생 완치가 어려운 병이다. 따라서 환자들에게 크론병은 평생 동고동락하는 대상이며 크론병 전문의는 평생 진료를 이어가는 의료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재명 교수는 “어렸을 때부터 크론병으로 치료받던 환자들이 대학을 가고, 취직을 하고 결혼해서 아이와 함께 병원을 오는 것을 본다. 크론병 치료는 환자들의 인생 과정을 함께 하는 것.”이라며 ”어떤 병이든 오래 지속되면 지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잘 관리하고 치료한다면 여러 가지 합병증은 물론 불필요한 치료도 피할 수 있다. 몸의 이상이 느껴질 경우, 지체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