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이 드러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에 대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증권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6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29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대신증권 등 주요 라임 펀드 판매 증권사 전·현직 임직원이 출석하는 대회의를 개최한다. 제재 대상자와 금감원 검사부서 직원이 마주앉아 제재심의위원 질문에 답변하는 대심제(對審制) 방식으로 진행된다.
|
김형진·김병철 전 대표는 이미 현직에서 물러나 있다. 신한금투는 지난 3월 외부에서 라임 사태와 전혀 무관한 이영창 현 대표를 영입해 사태 수습을 맡긴 상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박정림 대표다. 박 대표는 지난해 1월 임기를 시작해 올해 말 끝난다. 연말·연초에 있는 KB금융 계열사 대표 추천 일정과 맞물린 것이다. KB증권 대표 연임 가능성은 물론 KB금융그룹 내 2인자인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제재심으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나재철 회장은 상대적으로 낫지만 골치아프기는 마찬가지다. 나 회장은 올해 1월 3년 임기를 시작해 아직 2년 이상 임기를 남겨놓고 있다. 금투협은 자본시장법 등이 정한 금융사가 아니라 금융유관기관에 해당한다. 나 회장이 대신증권 대표 시절 발생한 문제로 중징계를 받더라도 현직을 수행하는 데 법적인 문제는 없다.
이번 제재심은 한번에 결판이 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역대 최다 기록은 여섯 차례이다. 올해 1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F) 사태 관련 제재심은 세 차례 열렸다. 제재심이 일단락돼도 증선위, 금융위 등을 거처야 해 빨라야 오는 12월께 제재가 확정될 것으로 시장은 관측한다. 제재에 불복할 가능성도 있다. DLF 사태로 문책경고가 내려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의 경우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본안 소송을 다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