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재난지원금 놓고 ‘미지근’ 與, ‘뜨거운’ 野

24일 여야 2차 재난지원금 편성 논의 시작
민주, 하위 50% 지급 무게 싣자 이재명 “보수 논리” 반박
차기 지도부 결정 전망… 통합도 선별 지급에 공감대
  • 등록 2020-08-25 오전 12:00:00

    수정 2020-08-25 오전 7:15:33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여야가 24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2차 재난지원금 지급 관련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편성 논의에 돌입했다. 돈을 풀어 급한 불을 꺼야 한다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지급 대상과 기준, 시기와 방식을 놓고 여러 의견이 쏟아지며 백가쟁명(百家爭鳴 다수가 자기주장을 자유롭게 논쟁함)식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재정 당국이 재원 마련에 난색을 표하는 가운데 키를 쥐어야 할 더불어민주당은 다소 소극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 “하위 50%만” 주장에 이재명 “보수 논리”

민주당 지도부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충격 완화를 위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동의하나 조심스럽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상황에 따른 선제 경제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면서도 재난지원금은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취약계층과 자영업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기에 이번 재확산 사태가 길어지면 견디기가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며 선별 지급에 무게를 실었다.

민주당은 재정 부담을 이유로 소득 하위 50% 지급에 무게를 실었다. 세출 구조조정 카드를 썼던 1차 재난지원금과 달리 이번에는 100% 국채발행을 해야 하는 만큼 그대로 국가재정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될 가능성도 있어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 진성준 민주당 전략기회위원장은 “2차 재난지원금은 소득 하위 50%에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고위원에 출마한 신동근 의원은 “하위 50%에 두 배 주면 효과가 더 늘 것”이라 말했다.

반면 선별 지급을 위한 소득 구분에 근거가 없고 대상 선별에 행정적 시간과 비용이 낭비된다는 반박도 나온다. 이는 1차 지급 당시 하위 70% 지급이었던 정부 측 안을 100%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내세웠던 명분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재난지원금 선별은 불합리한 차별이며 하위 50%와 하위 50.1%를 구별하는 것은 합리적 근거가 없다”며 반발했다. 그는 “선별 지급은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해 국민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며 민주당이 견지해온 보편복지 노선을 버리고 보수야당의 선별 복지노선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野가 더 적극적… 공은 與 차기 지도부로

야당은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안을 서둘러야 한다고 재촉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4차 추경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양극화 문제를 고려해 어디에 가장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하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역시 “2차 재난지원금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주장했다. 심상정 대표는 “하위 50% 선별 지급같은 소모적인 논쟁을 할 시간이 없다”며 “선별 지급의 부작용이 큰 만큼 서둘러 일괄 지급 방안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 부담을 우려하는 주장에는 “불길이 온 마을을 집어삼키려는데 불 끄는데 물 많이 쓴다고 탓하는 꼴”이라 반박했다. 범여권인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공무원 임금의 20%가량을 4개월간 삭감해 재원을 확보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2차 재난지원금 지급 규모와 대상 등은 8·29전당대회 이후 민주당 차기지도부가 선출된 후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전날 열린 고위 당·정·청 회동에서 방역에 집중하자며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를 미룬 것도 결정권을 차기 지도부에 넘겼기 때문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급 시기는 추석 연휴 이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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