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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컨셉은 옷을 직접 제작해 판매하는 업체가 아니라 브랜드 유통사로 시작했다. 2001년 SK 글로벌에서 해외 쇼핑 대행 기업인 위즈위드코리아(現 아이에스이커머스)로 분사해 만들어진 플랫폼이다. 온라인 직구몰 위즈위드코리아는 2006년 두리 정, 슈콤마보니 등 다양한 디자이너들과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W컨셉 바이 프로젝트’로 국내 브랜드를 해외에 소개했다.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의 제품들을 수시로 소개하는 방식은 당시 다른 업체들과 차별점을 갖게 됐고 이후 2008년 독립법인으로 분사해 전문 쇼핑몰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약 3500명의 디자이너와 브랜드, 40만개 이상의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W컨셉이 PB 브랜드를 론칭하게 된 것은 콜래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디자이너 브랜드들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함이었다. 김효선 W컨셉 마케팅 본부 이사는 “W컨셉은 단순히 유통만 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 디자이너 브랜드에 컨설팅이나 소비자 반응을 전하는 등 협업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웠다”면서 “이런 이유로 직접적인 의류 브랜드 기획·운영 노하우를 쌓아야 입점 브랜드에 더욱 좋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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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결은 아무도 시도하지 않던 ‘기성복의 맞춤화’였다. W컨셉은 ‘마진(중간 이윤)’을 포기하고 슈트의 신세계를 열었다. 핏이나 사이즈에 민감한 상품이어서 원래 온라인에서 팔기 어려운 아이템이라는 바지, 그 중에서도 슈트에 초점을 맞췄다. 2013년 여성 슈트 팬츠 한 가지를 13개의 사이즈로 만드는 기획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일인 만큼 3년 동안 상품 개발과 연구에 공을 들였다.
남 이사는 “한국 패션이 세계에서 인정을 받으려면 차별화된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고객들이 10년, 20년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어 제가 직접 국내부터 해외까지 공장 수십 곳을 돌며 사장님들을 설득해 계약을 따냈다”고 말했다.
초기 물량이 적은 상태에서 12개 사이즈를 냈지만 론칭 이후 고객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해외 유명 브랜드와 동일한 소재의 원단, 체형에 따라 바지 길이와 허리 사이즈, 디자인을 다르게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이었다.
W컨셉은 프론트로우의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연매출(거래액 기준) 2000억원을 향해 달리고 있다. 5000여개의 디자이너 브랜드가 입점해 있기 때문에 프론트로우의 매출 비중은 10% 정도이지만 앞으로 상품군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정식 오프라인 매장 오픈도 고민 중이다.
W컨셉 관계자는 “드라마 슈트로 시작된 프론트로우의 맞춤형 의류제작 노하우를 여성 청바지, 프론트로우 맨 등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장해가고 있다”면서 “백화점이나 고급 편집숍에서 판매하는 70~80만원대의 슈트와 동일한 퀄리티의 옷을 산 기분이라는 고객들의 반응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