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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그냥 진짜 혼자 노는 건데 되레 돈도 벌고 수십만명의 팬도 생겼다. 이런 반응이 아직도 신기하다.”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홍대 앞 ‘다이아TV’ 스튜디오 현장. 동영상사이트 유튜브에서 활약 중인 나이·이름 미상의 ‘허팝’(별칭) 군이 촬영준비로 한창 분주하다. 허팝의 방송콘셉트는 음식실험. 갖가지 먹거리를 가지고 실험을 하거나 기상천외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 ‘먹방’ 관련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는 1인 창작자다. 그가 1인 방송을 시작한 지는 불과 1년. 호기심에서 출발한 게 전업이 됐다. 올 3월 잘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낸 그는 4월부터 CJ E&M과 파트너관계를 맺고 1인 방송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유튜브 정기구독자(고정 시청자) 수도 넉 달 전 수천명에서 26만명(27일 기준)으로 불었다. “모객 걱정은 하지 않는다. 그냥 재미있게 놀면 몰린다.” 혼자 노는데 왜 열광하는 걸까. 그래서 허팝의 동영상 제작과정을 슬쩍 들여다봤다. 말 그대로 ‘허팝 탐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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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제는 ‘피클라면’. 피자 먹다 남긴 ‘피클’을 활용해보자는 취지다. 준비물은 라면 2개와 인스턴트 피클 4통, 냄비 1개, 완성음식을 담을 그릇 1개다. 재료를 모두 준비하면 적당한 위치에 카메라를 놓고 만드는 과정을 촬영하면 그만이다. 물이 끓으면 수프를 제외한 양념과 면발을 넣고 삶다가 면발을 건진 후 접시에 담아 피클과 섞어주면 끝. 혼자서 콘텐츠 기획부터 연기·진행·촬영은 물론 편집·유통(업로드)까지 도맡는다.
동영상 1편을 제작하는 데 소요시간은 주제에 따라 3~10시간. 8할을 영상촬영에 소요한다. 흡족한 영상물이 만들어지면 편집과정을 거친다. “편집은 독학으로 배웠다. 나중에 CJ E&M과 작업하면서 음향·마이크·조명 작동은 물론 편집 프로그램 활용법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았다. 이제 편집에 도가 텄다.”
적절한 타이밍에 자막을 넣고 음악을 삽입하는 게 관건이다. 허팝 군은 “그냥 지나치던 예능 방송의 자막을 꼼꼼히 보고 나중에 적용한다. 음악은 저작권 때문에 유튜브에서 유튜버에게 제공하는 200여개 곡을 사용한다”며 “음식을 망쳤거나 도입부분, 하이라이트에 나오는 곡 등을 폴더별 총 10여개로 나눠 필요한 음악을 덧입히는 식”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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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방송의 생명은 ‘신속·재미’. 지루하면 구독자도 없고 수익도 생기기 어렵다.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생쇼’다. 그런데도 그가 1인 방송을 하는 이유는 뭘까. “그냥 즐겁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 궁금한데 막상 못해본 것, 어느 분야든 가리지 않고 대신해주는 데서 오는 쾌감이 있다. 호기심 해결사다.”
수입은 동영상을 올리면 붙는 광고에서 생긴다. 최근엔 국내외 기업 50여군데서 구애를 해왔단다. 콜라 협찬도 받았다. “‘오늘 뭐하고 놀지’ 고민할 뿐인데 이전 직장 기준 수입은 2~3배다. 일흔 살이 넘어서도 할 거다, 손주랑. 완전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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