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이희재(38)씨는 최근 복권을 끊었다. 이씨는 일주일에 한번씩 집 근처 편의점에서 5000원어치씩 사곤했다. 그는 “기분전환도 되고 혹시나 하는 희망에 복권을 샀는데 요즘엔 5000원 쓰는 것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웰빙과 힐링 등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전통적인 스트레스 해소형 상품들의 매출이 줄고 있다.
17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국내 편의점 상위 3사의 점포당 담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평균 1% 정도 감소했다. A사의 올해 담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3%, B사는 2.8% 각각 줄었으며, C사는 3% 늘었다.
담배뿐만이 아니다. 복권, 주류, 콘돔 등 대표적인 불황형 산업으로 불리며 경기가 어려울 때 오히려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제품들의 매출이 주춤하고 있다.
주류와 콘돔은 매출 자체는 늘었지만 성장세가 꺽인 모습이다. A편의점의 올해 주류 매출은 지난해보다 15.5% 늘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성장률(27.9%)의 절반 수준이다. 콘돔의 판매 역시 주춤하고 있다. C편의점의 경우 콘돔은 매년 30%대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2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미영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박사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에 있어서 트렌드의 변화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경기 침체에도 최근 캠핑이 큰 인기를 끌듯이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더욱 선택적인 소비를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