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新 풍속도..담배·복권 판매 줄었다

편의점 담배·복권 매출 감소세..주류·콘돔도 성장률 꺾여
  • 등록 2013-06-17 오전 8:15:34

    수정 2013-06-17 오전 8:15:34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대기업 임원 이선준(48)씨는 최근 담배를 끊었다. 연초에 금연 결심도 작심 3일로 끝났지만 이번엔 한달이 넘었다. 이씨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있고 담배 피울 곳도 마땅치 않다”며 “경기도 어렵다는데 담뱃값도 아낄겸 끊기로 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희재(38)씨는 최근 복권을 끊었다. 이씨는 일주일에 한번씩 집 근처 편의점에서 5000원어치씩 사곤했다. 그는 “기분전환도 되고 혹시나 하는 희망에 복권을 샀는데 요즘엔 5000원 쓰는 것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웰빙과 힐링 등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전통적인 스트레스 해소형 상품들의 매출이 줄고 있다.

17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국내 편의점 상위 3사의 점포당 담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평균 1% 정도 감소했다. A사의 올해 담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3.3%, B사는 2.8% 각각 줄었으며, C사는 3% 늘었다.

감소폭이 작긴 하지만 담배 매출이 감소했다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라 눈길을 끈다. 담배는 중독성이 강한데다 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 감소 효과도 크지 않아 해마다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담배뿐만이 아니다. 복권, 주류, 콘돔 등 대표적인 불황형 산업으로 불리며 경기가 어려울 때 오히려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제품들의 매출이 주춤하고 있다.

복권은 올해들어 편의점별로 16~17% 정도 매출이 줄어 두자릿수대의 매출 감소세를 기록했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지난해 열풍을 일으켰던 연금복권의 인기가 식은 영향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주류와 콘돔은 매출 자체는 늘었지만 성장세가 꺽인 모습이다. A편의점의 올해 주류 매출은 지난해보다 15.5% 늘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성장률(27.9%)의 절반 수준이다. 콘돔의 판매 역시 주춤하고 있다. C편의점의 경우 콘돔은 매년 30%대의 매출 신장세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2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미영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 박사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에 있어서 트렌드의 변화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경기 침체에도 최근 캠핑이 큰 인기를 끌듯이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더욱 선택적인 소비를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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