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라는 측면에서 유사하다. 다만 경제적 약자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포커스를 맞춘 ‘손톱 밑 가시’ 제거는 부처간 협업을 통한 범정부적 차원의 해결 의지가 강하다. 정부는 6월초 박근혜 대통령 취임 100일을 전후해 민관합동의 손톱 밑 가시 제거에 대한 중간 성적표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톱 밑 가시’ 제거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MB ‘전봇대’ vs 朴대통령 ‘손톱 밑 가시’
과거 MB정부 시절 강조됐던 ‘전봇대 뽑기’는 박근혜 정부가 강조해온 ‘손톱 밑 가시’와 묘하게 닮았다. 둘 다 기업이 현장 경영에서 겪는 애로사항 해소에 중점을 맞춘 것이다.
MB정부 시절 중기청장을 역임했던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은 “기업활동에 지장을 주는 규제를 해소한다는 점에서 같은 개념”이라면서도 “예전에는 덩어리 규제를 주로 이야기했는데 최근에는 작지만 불편을 주는 손톱 밑 가시 제거에 방점이 찍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봇대 뽑기는 요란한 일회성 이벤트에 그쳤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인수위 회의에서 전남 영암군 대불공단의 전봇대를 지적한 뒤 관계부처가 이틀 만에 철거에 나섰지만 그 뒤로는 흐지부지됐다는 것. ‘손톱 밑 가시’ 제거는 박근혜 대통령의 추진 의지가 워낙 강해 부처간 협업을 통한 근원적 조치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조유현 중기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도 “규제 해소가 어려운 것은 부처 이기주의나 주도권 다툼 때문”이라며 “현 정부에서는 이전보다 부처간 협력이 강조되고 있는데 이는 ‘손톱 밑 가시’ 제거 전망을 밝게 해주는 요소”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미국방문을 수행했던 이은정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은 “‘손톱 밑 가시’ 제거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박 대통령이 진정성을 갖고 임기말까지 추진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가시적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묵묵히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톱 밑 가시’ 제거..속도감 있는 지속 추진과 부처간 협업이 관건
‘손톱 밑 가시’ 제거가 용두사미로 흐리지 않고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전문가들은 신속하고 지속적 추진은 물론 부처간 협업 시스템 마련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임채운 교수는 구조적 접근을 강조했다. 임 교수는 “부처간 칸막이 행정과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해집단의 문제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며 “‘손톱 밑 가시’를 하나하나 민원처리하기보다 유형별로 해소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유현 본부장은 “규제완화는 신속성이 가장 중요하다. 제기된 민원에 대해 판단이 서면 정부는 법·시행령 개정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며 “여러 부처가 맞물려있는 규제의 경우 칸막이 행정을 지양하고 부처별 TF를 구성, 민간 의견까지 수렵해서 민관합동 TF 구성도 고려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도움말 주신 분들 = 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 이은정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임채운 서강대 교수, 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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