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의 새로운 서비스가 인터넷산업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데 이번 철회가 아쉽다는 입장과 NHN의 행보가 보안산업을 무너뜨릴 수 있는만큼 이번 결정이 긍정적이라는 입장으로 나뉜다. 양쪽 모두 논리를 갖춘 탓에 NHN이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공언했음에도 논쟁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NHN 역시 무료 배포에서 한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가능하면 무료로 PC그린에 실시간 감시 기능을 탑재하고 싶다는 입장이라 양측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NHN, 어정쩡한 포기?
안철수연구소 등 보안업체들은 NHN이 PC그린에 실시간 감시 기능을 탑재할 경우 보안업체들의 수익성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개인보안시장은 전부 NHN에 빼앗기게 될 것"이라며 "NHN 입장에서는 개인 보안시장이 작다고 볼 수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영세한 보안업체들은 절대로 내줄 수 없는 시장"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강렬한 저항에 NHN은 한발 물러선 상태. NHN은 지난 11일 "PC그린을 오픈하고 국내보안업체들이 자사의 서비스를 탑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당초 도입키로 했던 러시아 보안업체 카스퍼스키의 실시간 감시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NHN 관계자는 "포털사이트 내에 무료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라며 "인터넷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당연히 필요한 조치인데 보안업체들이 예상 외로 강하게 반대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도입했다면 이번 `아이템 베이` 해킹 사태 같은 것들은 조기에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보안산업에 국한시켜 이 문제를 바라보지 말고 좀 더 넓은 시각, 인터넷산업 전반적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NHN은 또 개인보안시장 매출 비중이 10% 내외에 불과한데도 `보안시장이 다 죽는다`고 운운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결국 경쟁의 논리로 이 문제를 풀어야한다는 것이 NHN의 입장이다.
◇"NHN, 보안사업 진출할 것" VS "전혀 계획없다"
보안업체들은 NHN이 PC그린을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한다고 밝혔음에도 아직은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PC그린이라는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든 것도 결국은 보안시장에 진출하려는 의지인 것으로 해석한다.
그는 이어 "이는 NHN이 향후 유료화모델 도입 시 수익배분을 어떻게 할 것인지 밝히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며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NHN이 억지로 무료 서비스를 실시할 경우 오히려 보안시장을 망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관계자는 "보안 감시 엔진 업데이트는 하루에도 두세번씩 해줘야하는데 NHN은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만 업데이트할 계획"이라며 "이 경우 사실상 실시간 감시가 이뤄지지 않을 뿐더러 네티즌들에게 무료 서비스라는 인식만 남겨 공정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NHN은 "보안업에 진출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인터넷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내린 결정인데 시장이 오해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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