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단 구성 마친 尹, 성탄절 공수처 출석할까

'김홍일·배보윤 투톱' 10여명 변호인단 구성
공수처 尹출석요구서 주말 이후 도착 전망
경호·보안문제 등 이유로 출석 지연 가능성
  • 등록 2024-12-22 오전 10:26:58

    수정 2024-12-22 오후 7:11:53

[이데일리 백주아 성주원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심판과 수사에 대비한 변호인단 구성을 마무리했다. 이에 공수처의 성탄절 소환 요구에 응할지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단을 이끌 방송통신위원장 출신 김홍일(왼쪽) 변호사와 헌법재판소 공보관 출신 배보윤 변호사(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뉴시스)
헌재 출신 배보윤 합류…尹변호인단 구성 완료

22일 법조계와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김홍일(68·사법연수원 15기)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배보윤(64·20기) 변호사를 주축으로 10명 안팎의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뒤늦게 합류 결정을 한 배 변호사는 20여년간 헌법재판소에서 근무한 헌법 전문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헌재 공보관을 지낸 경험이 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대외 창구 역할을 맡고 있는 석동현(64·15기) 변호사는 지난 19일 윤 대통령의 수사기관 출석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머지않은 시기에 변호인단 구성이 마친 뒤 발표를 통해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공조수사본부(경찰·공수처·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 20일 윤 대통령에게 오는 25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 청사로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차정현 수사4부장검사 명의로 특급 우편과 전자 공문을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실과 대통령 관저, 대통령 관저 부속실 등 3곳에 발송했다.

하지만 우편으로 보낸 소환 통보 서류는 주말이 지난 후에야 배송될 것으로 보이며, 전자 공문 접수도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출석 요구서 전달 여부는 23일께 결정될 전망이다.

공수처는 사상 첫 현직 대통령 조사 가능성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20일에는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가 입주한 5동 현관 앞·옆 도로를 ‘경호·경찰 차량을 위한 주차금지 구역’으로 설정하고, 방송국 차량 주차 구역도 별도로 지정했다. 성탄절인 25일을 출석일로 정한 것도 경호 문제를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5동 청사에는 공수처 외에도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 등 다른 기관이 입주해 있는 만큼 조사가 이뤄진다면 당일 전면 출입 통제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출석 의사를 밝히면 대통령경호처와 구체적인 경호 방안을 추가로 협의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됐지만 대통령 경호·의전 등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25일 출석시 경호처 등이 공수처 청사 보안 문제 등을 사전에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윤 대통령이 이번 소환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지난 16일 첫 소환 통보 당시 대통령 비서실과 경호처가 수령을 거부했고, 우편으로 보낸 출석 요구서도 수취인 불명과 수취 거부로 전달이 무산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과 관련한 서류 송달도 일주일째 거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16일부터 보내고 있는 탄핵심판 접수통지와 출석요구서 등의 서류는 대통령 관저에서는 경호처가 수령을 거부하고 있고, 대통령실에서는 ‘수취인 부재’를 이유로 반송하고 있다. 이에 헌재는 오는 23일 송달(서류 전달) 문제에 대한 최종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다. △우편으로 발송한 시점을 기준으로 전달된 것으로 보는 방법(발송송달) △해당 장소에 직접 서류를 전달하는 방법(유치·보충송달) △헌재 게시판에 공개 게시하는 방법(공시송달) 등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담화를 TV로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0여명 인력으로 대통령 수사…검찰 협조도 과제

한편 공수처의 수사 역량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검사와 수사관을 합쳐 총 50여명에 불과한 인력 규모로 현직 대통령의 내란 혐의 수사라는 중대 사건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공수처는 이러한 현실적 한계를 고려해 경찰에서 인력을 지원받을 예정이지만, 이 역시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법상 외부 수사 인력으로 공수처 수사관 지위를 가질 수 있는 자는 검찰수사관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에 공수처는 경찰 수사관들이 대면 조사 등 직접 수사에는 참여하지 않고, 기존 초동 수사 기록을 분류·검토하는 역할만 맡도록 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공수처의 수사 진행에 있어 경찰 인력 지원 문제와 더불어 검찰과의 협조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수사기관 간 조정이 필요하다며 조사에 불응하거나, 향후 재판 과정에서 위법 수사 지적을 받을 가능성 등을 고려해 윤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건을 공수처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과 공조본 실무단 차원에서 이첩 서류 범위 등을 둘러싼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수처가 수사를 마치고 기소 단계로 나아가더라도 검찰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공수처법상 공수처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검찰총장, 판사,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 공무원에 대한 기소 권한만 갖고 있어, 대통령을 재판에 넘기기 위해서는 검찰에 사건을 다시 이첩해야 한다.

사진= 뉴스1,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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