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하얀 석유' 열분해유 양산 임박…미래 먹거리 키운다

당진 공장 연내 준공…안전 진단만 남아
열분해유 연 2만t·에어로젤 20만㎡ 생산
석화 시황 악화에 친환경 사업구조 전환
"2028년 100兆 재활용 플라스틱 공략"
  • 등록 2024-07-10 오전 5:22:14

    수정 2024-07-10 오전 5:22:14

[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LG화학이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친환경 열분해유 생산에 조만간 돌입한다. 중국발(發) 공급 과잉으로 범용 제품 수익성이 바닥을 치는 가운데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열분해유 양산은 고부가가치 위주로 제품을 확대하려는 LG화학 사업 전환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이 충남 당진에 건설 중인 초임계 열분해유와 에어로젤 공장은 최근 설립을 대부분 완료했다. 가동 전 정부의 안전 진단만 남겨둔 상태다. LG화학은 열분해유와 에어로젤 상업 생산을 목표로 지난 2022년 3100억원을 투입해 공장 건설을 결정, 이듬해 3월 착공에 돌입했다. 공장은 축구장 32개 크기(면적 약 24만㎡·7만2000평)로 석문국가산업단지 내에 준공 예정이다. LG화학은 시운전을 거쳐 연내 생산에 돌입한다.

LG화학이 지난해 3월 30일 충남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에서 개최한 초임계 열분해 공장과 차세대 단열재 에어로젤 공장 착공식.(사진=LG화학)
LG화학은 초임계 방식을 활용해 폐플라스틱에서 친환경 열분해유를 추출할 계획이다. 초임계란 온도와 압력이 물의 임계점을 넘어선 수증기 상태에서 생성되는 특수 열원으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방식이다. 탄소덩어리(그을림) 발생이 적어 보수 과정 없이 운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열분해유는 버려진 폐플라스틱을 원유 상태로 추출할 수 있어 ‘하얀 석유’로도 불린다. 각국의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 세계 화학적 재활용 시장은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할 수 있는 열분해유 기준 2020년 70만톤(t)에서 2030년 330만t 규모로 연평균 1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단열재인 에어로젤은 95% 이상이 기체로 구성돼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고체’로 불린다. 공기처럼 가볍지만, 물에 젖지 않고 불에 타지 않는 특성으로 고열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소재로 주목 받는다.

에어로젤을 산업 현장 배관이나 설비 단열재로 사용할 경우 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LG화학에 따르면 에어로젤은 친환경 에너지인 액화수소 수송·보관 용도나 이차전지(배터리) 열 폭주를 차단하기 위한 산업용 단열재 등의 수요 증가로 연평균 30% 이상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

해당 공장 연간 생산능력(CAPA)은 에어로젤 20만㎡, 열분해유 2만t 규모다. LG화학이 두 제품 양산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화학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석화 시황 악화가 지속되면서 범용 제품 비중을 줄이고 미래 친환경 제품 비중 확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화학적 재활용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화학적 재활용은 물성 변화와 재활용 횟수에 제한이 없어 시장성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2028년 100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공략을 위해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친환경 소재 사업 매출을 2022년 1조9000억원에서 2030년 8조원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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